
# 휴머노이드 로봇 '우치봇'이 로제의 아파트에 맞춰 민첩하게 춤을 추자 아이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니 우치봇도 따라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 화답한다. '이그리스-C' 로봇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나눈다. 가위바위보를 하던 어린이는 이그리스-C가 가위를 내자 아쉬워하며 돌아선다. 사람과 로봇이 반쪽씩 손하트를 완성해 기념 사진도 찍는다.
지난달 28일부터 3월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AI페스티벌 2026'에서는 눈길을 끈 휴머노이드 로봇들이다. 올해 2회째 열린 '서울AI페스티벌'에는 이틀간 1만7000여 명의 시민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행사 주제인 'AI가 내게 말을 걸었다-몸으로 느끼는 일상 속 피지컬 AI'처럼 단순 전시나 기술 시연을 넘어 시민과 로봇이 함께 교감하며 '피지컬 AI'의 미래를 체험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곳은 '휴머노이드존'이다. 로봇 14개사, AI 15개사가 참여해 휴머노이드 로봇 19종과 AI 제품 23종 등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 '우치봇'은 유연한 춤과 표현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우치봇을 들고나온 마음AI의 임원 전무는 “음성 명령어로 로봇을 조작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을 준비 중”이라면서 “어린이나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며 위급상황에 보호자나 경찰에 연락하는 돌봄 로봇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율 보행, 물체 정리, 보행 보조 등 최신 로봇 기술도 감탄을 자아냈다. 로브로스의 '이그리스-C'는 인간형 핸드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가위바위보, 악수, 손하트, 인사 등 다양한 기능을 체험하기 위한 참관객들의 긴 줄이 만들어졌다. 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선보인 사족보행로봇은 정찰과 수색에 특화된 로봇으로 눈길을 끌었다.

120만 구독자를 보유한 과학.공학 유튜브 채널 '긱블'이 운영한 '엉뚱과학존'도 호응을 얻었다. '포탈'에 등장하는 글라도스를 닮은 'AI 경비 로봇', 폐건전지를 넣으면 새 건전지를 주는 '스마트 폐건전지 수거함', 쓰레기를 넣으면 캔인지 플라스틱인지 확인해 자동으로 분리수거를 해주는 'AI 자동 분리수거 기계' 등이 호평을 받았다.
1일에는 오세훈 시장이 현장을 찾아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클로봇 등 국내 상장 로봇기업 대표 3인과 서울의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조성과 도심 실증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서울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왔지만 이제 실제로 AI가 움직이고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도시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며 “피지컬 AI 기술이 시민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도심 실증.기업 지원 체계를 강화, 산업과 정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AI재단과 전자신문이 공동 주관한 '청소년 AI 아트공모전' 우수참가자에게는 대상(서울시장상)을 포함한 시상이 이뤄졌다.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혹은 'AI 시티 서울'을 주제로 생성형 AI 이미지를 제작하는 대회로 수상작 6점은 'AI갤러리'에 전시됐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실제로 만나보기 어려웠던 피지컬 AI를 직접 체험하며 기술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서울이 글로벌 AI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지속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이기술 전시를 넘어 시민이 눈앞에 다가온 'AI 시대'를 실감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며 “산업 육성과 시민 체감 정책을 체계적으로 병행해 나가 피지컬 AI가 도시 전반에 확산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