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SS 2026]“초기 확산 시작된 의료 AI, 속도보다 데이터·거버넌스 우선해야”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AI)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기술 경쟁보다 데이터 체계, 인력 교육, 거버넌스 등 기반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인 모란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MGB) 병원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2026 사전 세미나에서 병원의 AI 도입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유료 세미나이지만 실제 병원의 AI 도입·활용 사례에서 인사이트를 발굴하려는 참관객이 약 400명 이상 몰려 성황을 이뤘다.

제인 모란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MGB) 병원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2026 사전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옥진)
제인 모란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MGB) 병원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2026 사전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옥진)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 병원은 하버드 의과대학과 제휴한 미국 최대 비영리 의료 네트워크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브리검 여성병원을 중심으로 진료와 연구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모란 CIDO는 MGB의 AI 도입 사례를 소개하면서 AI 거버넌스 중요성을 강조했다.

MGB는 지난 수년 간의 연구 끝에 2024년부터 다양한 AI 개념검증(PoC)을 실시했다. 이후 현재 병원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환자 진료 내용을 자동 기록하고 의사가 검토하는 AI 기반 의무진료기록 작성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의료진 번아웃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진료기록 확정 이후에는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비식별화하는 절차도 함께 운영한다.

AI가 환자 증상을 분류하고 가상 진료로 연결하는 '케어 커넥트'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대 12개월까지 걸리던 1차 진료 대기 문제를 완화했다. 입원환자 가운데 재택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AI가 선별하는 '홈 호스피스'도 적용해 병상 부족 문제 해결에 활용하고 있다.

모란 CIDO는 “한 개념검증 프로젝트에는 1000명 이상 의료진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동시에 의료진이 미국 의료정보보호법(HIPAA)를 준수하지 않는 공개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전사 거버넌스와 교육 체계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의료 AI는 단순한 파일럿 단계를 넘어 초기 확장 단계로 진입했다”며 “AI 도입이 성공하려면 기술 자체보다 인력 교육, 고품질 데이터 운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병원의 비즈니스 전략이 곧 AI 전략과 직결된다고 진단했다. 임상 관리, 환자 접근성, 연구, 직원 생산성의 네 가지 핵심 영역 중심으로 AI에 투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인 모란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MGB) 병원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 (사진=배옥진)
제인 모란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리검(MGB) 병원 최고정보·디지털책임자(CIDO) (사진=배옥진)

MGB는 AI 활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데이터 인프라도 재정비했다.

모란 CIDO는 “수천 개에 달하던 기존 SQL 데이터베이스의 복잡한 데이터 추출 구조를 정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스노우플레이크 기반 통합 데이터 플랫폼으로 전환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없이는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네트워크 재설계와 데이터센터 업그레이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전 직원의 AI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환경도 구축했다. 사내 인트라넷에서 직원들이 안전하게 AI를 활용하고 AI 엔지니어링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간호사와 레지던트 등 현장 의료진이 직접 아이디어를 구현해보는 '프롬프트톤' 같은 내부 경진대회도 운영하고 있다.

모란 CIDO는 “AI는 도입 속도보다 지속 가능하고 인간 중심적인 역량을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료팀의 역량을 보완하는 도구이며 인간의 감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