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자회사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 해임을 둘러싼 미국 법원의 1심 판단에 반발하며 향후 대응을 예고했다. 경영권 분쟁 핵심 쟁점인 '서브노티카2' 개발 지연 책임과 성과급(언아웃) 지급 문제를 둘러싼 본안 판단은 아직 남아 있어 최종 결론까지 상당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크래프톤이 단행한 언노운월즈 경영진 해임이 정당하지 않다고 보고 테드 길 전 최고경영자(CEO)의 복직과 스튜디오 운영권 회복을 명령했다. 언아웃 산정 기간도 해고 기간만큼 연장하도록 했다.
다만 이번 판결은 경영권 복원 등 '가처분적 성격' 판단에 가까운 1단계 절차로, 양측이 핵심적으로 다투는 수천억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 여부와 손해배상 책임은 향후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즉각 입장을 내고 “법원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판단이 언아웃 지급이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크래프톤이 문제 삼는 핵심은 경영진의 '개발 관리 책임'이다. 회사 측은 서브노티카2 개발 일정이 지연된 배경에 기존 경영진의 역할 축소와 프로젝트 집중도 저하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내부적으로는 게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정 조정과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경영 개편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AAA급 게임 개발 특성상 일정 지연과 품질 관리 문제는 경영 판단 영역에 속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글로벌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 훼손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출시를 강행하기보다 완성도를 우선하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또 다른 쟁점인 언아웃 구조 역시 단순한 '보상 회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 계약에서 성과 연동 보상은 통상 경영진의 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하는 만큼, 목표 달성 가능성과 경영 기여도에 대한 해석 차이가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법원이 일부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인수 이후 경영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시도 자체를 비정상적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스튜디오 통합과 리더십 교체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영 행위다.
이번 사안은 '경영 자율성'과 '계약상 권리 보호'가 충돌하는 전형적인 M&A 후속 분쟁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1심 판단이 나왔지만 본안 소송과 항소 절차까지 감안하면 최종 결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최우선 과제는 변함없이 이용자에게 최고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개선된 '서브노티카2'를 가능한 한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