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국민성장펀드…李대통령 “송배전망 구축에도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에너지 송전망 등 대규모 인프라 조성을 지시했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에 50조원을 집중투자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K-엔비디아' 육성에도 나선다.

이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송배전망 구축에 50~60조원 든다. 한전(한국전력) 돈으로 하기 어렵다”며 “거기에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는 아주 안전한 투자(처)다. 국민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 전략 산업과 지방 경제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을 촉진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서남해안 신재생에너지 송배전망과 ESS 등 전력 인프라 투자에 국민성장펀드 활용을 다시 제안했다. 사업은 한전이 주관하되 국민성장펀드가 자금지원을 맡는 형식이다. 송배전망 사용료 결정이 정부 몫인 만큼 손해 보지 않는 안전한 투자처라는 취지에서다.

이 대통령은 “ESS도, 송배전망도 추가로 꼼꼼하게 깔아야 하고 거기에 맞는 수요처도 많이 유치해야 할 것”이라며 “한전이 주관하되 송배전망 사용료는 정부가 손해 안 나게 정할 거 아닌가. 이것처럼 안전한 사업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투자하고 정부가 관리하면 너무 욕심도 부리지 않고 안전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이런 것을 최대한 많이 발굴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정부는 부처 간 벽을 허문 '원팀'으로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저전력·저비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중심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2030년까지 글로벌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 5개를 배출한다는 목표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산업은행, 국내 주요 AI 반도체 기업과 함께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민관 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2025년 발표한 'AI 반도체 산업 도약 전략'에 따라 기술혁신과 수요 창출을 병행한다. 단기적으로는 독자 AI 모델과 NPU 패키지를 완성해 대규모 실증에 나서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피지컬 AI 특화 초저전력 미래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AX(AI 전환)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금융지원을 맡는다. 초기 인프라 구축부터 운영, 유지 단계별 스케일업 투자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자본 투입이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키징(후공정)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을 지원한다.

이 위원장은 “민간 자금과 연계한 국민성장펀드로 AI·반도체 분야에 향후 5년간 50조원, 올해에만 10조원 규모의 장기 인내자본을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선제적인 자금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성장펀드 등 다양한 수단으로 유망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