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삼성·애플 수수료 논쟁에 카드사만 비용 떠안는다

[이슈플러스]삼성·애플 수수료 논쟁에 카드사만 비용 떠안는다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논쟁은 15년간 이어져 온 국내 카드 수수료 규제와 결제 플랫폼 경쟁 격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카드사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할 수 없는 구조다. 정부가 3년마다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을 산정해 수수료율을 정책적으로 낮게 유지했다. 전체 가맹점 중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은 약 96%로 가맹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용카드 기준 가맹점 수수료율은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4%, 3억원 초과~30억원 이하 가맹점은 1.00~1.45%로, 2012년 이전 각각 4.5%, 3.6%였던 수수료율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2019년부터는 영세·중소가맹점 연매출 분류를 △3억원 이하 △3~5억원 △5~10억원 △10~30억원으로 세분화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했다. 2018년까지는 3억원 초과는 2.09%로 동일했지만, 이듬해부터 연매출 3~30억원 구간에 대해서는 1%대의 수수료율로 낮췄다.

특히 영세가맹점으로 분류되는 3억원 이하 가맹점은 397만개로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연매출 구간 중 가장 많아, 0.5% 미만의 우대수수료율을 누리는 가맹점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카드사는 관련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왔다. 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가 6년으로 늘었지만, 업계에서는 “더 이상 낮출 수수료율이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낮은 수수료율로 인해 삼성페이 수수료가 부과될 경우 추가 비용을 낼 여력이 없는 구조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2조5910억원) 대비 8.9%(2308억원) 감소했다. 카드대출 수익과 할부카드 수수료 수익이 4388억원 늘었지만 가맹점수수료수익이 4427억원 감소해 수수료 규제 영향이 컸다.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카드 수수료 규제 정책을 펼쳐왔지만, 장기간에 걸친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실정이다.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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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이용 시 카드사가 이미 부담하고 있는 인증 비용도 존재한다. 카드사들은 사용자가 삼성페이를 사용할 때 거치는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비용은 삼성페이가 아니라 생체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지불한다. 인증료는 건당 3원으로, 삼성페이로 많이 결제할수록 인증료도 늘어나는 구조다. 삼성페이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 카드사의 인증료 부담도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 수수료 인하와 삼성페이 인증료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페이가 결제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카드사가 막대한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 정부 수수료 규제로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이 불가능해 모든 부담을 지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들은 포인트, 할인,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카드 혜택 감소는 카드 업계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알짜 카드'가 줄어들면서 간편결제 시 신용카드 대신 선불충전금을 선택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충전금 시장이 커질수록 간편결제사에서도 신용카드사에 수수료를 내라고 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결제 플랫폼 경쟁으로 인한 부담도 카드사에 전가되고 있다.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토스뱅크까지 연동이 추진되면서 삼성페이 유료화에 불이 붙었다.

현재 모바일페이 시장에서는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고, 애플페이는 카드사 연동 제한으로 이용률이 부진하다. 하지만 1020세대의 애플 아이폰 이용률이 60%로 삼성 갤럭시를 넘어섰다. 애플페이의 카드사 연동이 확대될 경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페이사 선호도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가 애플에는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삼성전자에는 지급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면서, 삼성 입장에서는 역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수료 부과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카드사의 애플페이 연동이 확대될 경우, 우리도 형평성을 고려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수료 부과에 나설 경우 카드사는 애플과 삼성 양쪽 플랫폼에 비용을 동시에 지급해야 한다. 결국 플랫폼 경쟁이 확대될수록 카드사 비용 부담만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삼성페이 수수료가 현실화될 경우, 1860만명에 달하는 삼성페이 이용자의 카드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카드사가 장기간 부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카드 수수료 체계 재편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