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현장노트]외국인 유학생 30만 시대인데…취업·정착은 '각자도생'

ISF HE Spring 2026 외국인 유학생 커리어 페어 & 스타트업 포럼' 현장에서 유학생들이 상담하고 있다.(사진=권미현 기자)
ISF HE Spring 2026 외국인 유학생 커리어 페어 & 스타트업 포럼' 현장에서 유학생들이 상담하고 있다.(사진=권미현 기자)

“한국생활이 너무 좋은데 취업, 정착 관련 정보를 찾기는 어려워요. 오늘 행사에 오게 된 이유예요.”

25일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열린 'ISF HE Spring 2026 외국인 유학생 커리어 페어 & 스타트업 포럼' 현장에서 만난 미얀마 유학생 뚜자뇌(세종대 2학년) 씨의 말이다.

뚜자뇌 씨와 카인(세종대 2학년) 씨는 한국 유학 1년 차다.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매료돼 유학을 결심했다는 이들은 꿈을 이룬 기쁨과 함께 현실의 벽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카인 씨는 “한국인과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미얀마와는 다르게 건강보험료와 세금, 높은 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큰 만큼 유학생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유학생에게는 흩어져 있는 정보를 선별하거나 신뢰도를 판단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취·창업은 물론 한국 생활 전반에 걸쳐 대학과 공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맞춤형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유학생들도 정보 접근과 취업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마케팅을 전공했다는 우크라이나의 한 유학생은 “취업 정보는 주로 인터넷이나 박람회를 통해 얻긴 하지만 발품을 팔게 되는 일이 많다”며 “외국인은 희망 직무를 찾는 과정 자체가 까다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의 어려움도 다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토픽(TOPIK) 등급에 따른 근로시간 제한 등의 규제로 외국인 유학생이 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기간이 짧다 보니 기업은 채용과 교육 부담이 크고, 유학생은 안정적인 경력 형성이 불가능한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유학생은 학업 비자(D-2) 상태에서 아르바이트 수준의 업무로 근로시간 제한을 받거나, 구직 비자(D-10) 이후 취업 비자(E-7) 전환 과정에서도 순탄치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비자 발급의 불확실성과 복잡함이 외국인 채용과 정착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행사에 참여한 법무법인 태강의 한 변호사는 “E-7 비자가 특정 회사에 종속돼 있는 구조는 해고 시 즉시 출국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용주와 피고용인 관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체류 자격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현장노트]외국인 유학생 30만 시대인데…취업·정착은 '각자도생'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과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정보의 공백과 연결의 부재로 수렴됐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대학은 유학생에게 가장 가까운 창구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일회성 정보 제공에 그치고 유학 후 외국인 정착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유학생 간 커뮤니티 플랫폼이나 한국인 학생과의 실질적인 매칭 기회 등 맞춤형 지원 역시 미흡하다.

외국인 유학생 30만 시대, 양적 확대 단계를 넘어 질적 정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유학생들이 간절히 원한 부분은 단발성 정보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맞춤형 창구와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실질적인 연결고리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일회성 행사에 머무는 대학 행정 서비스와 폐쇄적인 비자 구조 등 풀어가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외국인 유학생을 단순한 학위 수여자나 단기 노동력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인적 자본'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 개선과 함께 대학 중심의 정착 지원 시스템, 기업·지자체 협력 기반 일자리 창출 등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는 인구 감소 위기 속에서 한국 교육과 사회가 갖춰야 할 중요한 경쟁력이기도 하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