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 고속도로가 빠르게 늘면서 관리 방식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후 보수 중심 체계로는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재 한국도로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현재 30년 이상 노후 고속도로는 약 11% 수준이지만 2040년에는 62%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인공지능(AI)과 첨단 장비를 활용한 예방 중심 관리 체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점검 효율이 먼저 달라졌다. 이 직무대행은 “점검부터 분석, 보고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면서 점검 시간은 30% 줄고 정확도는 1.4배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설 관리 영역에서는 의사결정 속도가 크게 단축됐다. 그는 “교량 유지관리의 경우 기존에는 두 달 이상 걸리던 판단이 이틀 수준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활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도로공사는 50년 이상 축적된 건설·유지관리 자료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민간 활용을 위해 'AI-레디(Ready) 데이터' 16종도 개방했다. 이 직무대행은 “AI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정제해 개방하고 있으며 앞으로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예방 중심 관리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그는 “2030년까지 고속도로 이상 징후를 AI가 사전에 예측하고 보수 방법과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판단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율주행과 연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이 직무대행은 “고속도로 전 구간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해 물류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교통 관리에 활용하는 방안과 혼재 환경 대응 전략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영상 기반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학습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았고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 보안 체계 구축도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GPU 등 대규모 연산 자원과 안정적인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다”며 “분산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AI 도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직무대행은 “AI가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전파하면 2차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사망자 제로 수준의 안전한 도로 환경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고속도로는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데이터와 AI가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운전자가 걱정 없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