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정부위탁사업 90% 금융·보험 편중…디지털·수출 투자 미미

7264억 규모 정부 위탁사업
차세대시스템 등 0.3% 그쳐
산업육성보다 소득보전 지적
수협 위탁 사업 성격별 예산 구조
수협 위탁 사업 성격별 예산 구조

수협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집행하는 사업 예산의 약 90%가 금융과 보험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이나 수출 지원 예산은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정책금융 편중 구조가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30일 본지가 수협의 최근 '2025년도 국가보조 또는 융자' 사업을 분석한 결과 전체 7264억원 규모 위탁사업 중 대부분이 금융·보험 분야에 투입됐다. 해당 재원은 정부가 편성한 국가 재정을 수협이 위탁받아 집행하는 구조다.

수산업 특성상 정책금융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예산의 대부분이 금융·보험에 집중된 구조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부적으로 어선원과 어선 재해보상보험 1869억원, 수산금융자금 이차보전사업 1390억원, 수산발전기금 융자사업 3267억원 등 3개 사업이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수산물 해외시장 개척(151억원), 물류환경 개선(10억원), 판로 확대(4억원) 등 유통·수출 관련 사업은 소규모에 그쳤다.

특히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유통정보 운영, 온라인 구매 플랫폼 등 디지털 전환 관련 예산은 모두 합해 20억원 안팎으로 전체의 0.3%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예산 배분 구조는 정책자금이 산업 경쟁력 강화보다 소득 보전 기능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음을 시사한다. 보전 중심 지원이 지속될 경우 생산성 개선이나 시장 확대 없이 재정 투입만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협 측은 “해당 사업은 정부가 편성한 국가 예산을 위탁받아 집행하는 것으로, 보험과 정책금융 역시 정부 정책을 대행하는 성격”이라며 “수산발전기금도 해양수산부 소관 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금융으로 어업인 소득 안정을 지원하고, 디지털 전환 등 경쟁력 강화는 수협 자체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협은 정부 위탁사업 수행 비중이 높은 공공적 성격이 강해 민간 기업처럼 자율적인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구조는 정책자금이 산업 육성보다 위험 보전에 무게가 실린 형태”라며 “경쟁력 강화 투자와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수산업의 재정 의존도가 점차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촌 고령화와 인력난 대응 과제도 남았다. 어업인 일자리 및 고용 관련 사업 예산은 10억원대에 그쳐 구조적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수협을 통해 집행되는 정책자금 구조를 재조정해 소득 보전과 산업 경쟁력 투자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협 위탁 사업 성격별 예산 구조(2025년) - [자료= 수협 제공]
수협 위탁 사업 성격별 예산 구조(2025년) - [자료= 수협 제공]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