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윤진호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팀이 주도하는 국내외 공동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상예측 모델 '젠캐스트(GenCast)'가 날씨 예보 핵심 원리인 '나비효과'를 실제 대기처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는 근본적 한계를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젠캐스트는 구글 딥마인드가 2024년 공개한 AI 기상예측 모델이다. 대규모 과거 기상 데이터를 학습한 뒤 확산 모델을 활용해 확률적 방식으로 수일에서 최대 약 2주(15일) 범위의 날씨를 예측한다.
날씨 예보는 초기 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확대되는 나비효과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상청 등에서는 초기 조건을 조금씩 달리해 여러 번 예측을 수행하는 앙상블 예보로 예측 불확실성을 확률적으로 산출하고 있다.
젠캐스트와 같은 AI 기반 기상예측 모델은 물리 방정식 대신 데이터를 학습해 예측한다. 동일한 초기 상태에서 시작해 예보 과정에서 무작위 잡음을 주입하고 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예측 결과(앙상블 멤버)를 생성한다.

연구팀은 AI 앙상블 예보 신뢰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유럽중기예보센터 수치예보모델과 젠캐스트 예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젠캐스트 예보 과정에서 주입된 잡음이 실제 대기에서처럼 자연스럽게 확산되지 않고 특정 규모에 머무르며 인위적 흔적처럼 남는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큰 규모의 흐름은 비교적 잘 재현했지만 구름 형성이나 폭풍 발달과 밀접한 중간 규모에서는 에너지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실제 대기와 다른 잡음 형태의 패턴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젠캐스트뿐 아니라 유사한 방식의 AI 기상예측 모델에서도 비슷해 현재 널리 쓰이는 성능 지표만으로는 AI 모델이 실제 대기 물리를 제대로 반영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윤진호 교수는 “AI 앙상블의 다양성은 물리 법칙에 기반한 불확실성이라기보다 통계적 특성에 기반한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할 새로운 AI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진호 교수가 지도하고 김희수 석사과정생(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에는 류지훈 유타주립대 박사후연구원, 손석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정지훈 세종대학교 환경융합공학과 교수, 김형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