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에너지·원자재 충격은 농업 현장으로도 번졌다. 유류비와 비료, 사료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농가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련 대책을 위해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총 2658억원을 편성했다. 이번 추경은 농가 경영비 상승을 완화하고 소비자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류비 지원과 비료·사료 비용 보전, 할인 지원, 수출 물류 지원까지 8개 사업에 재원을 나눴다. '수급 안정'과 '경영비 방어'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다. 다만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추가 대응 필요성도 제기될 수 있다.
추경에는 시설원예 농가를 겨냥한 난방비 지원이 포함됐다.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난방비 비중이 높은 농가의 부담이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유가와 연동해 면세유 가격 상승분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78억원을 투입한다. 실제 등유 가격은 2월 평균 리터(ℓ)당 1115원에서 3월 말 1298원으로 16.4% 올랐다.
비료 가격 상승 대응도 병행한다. 국내 무기질비료 원료의 38.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오는 구조에서 공급 불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료 구입비 일부를 지원하는 예산 42억원을 반영했다. 동시에 비료업체의 원료 확보를 돕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원료구매자금도 추가로 편성했다.
사료와 유통 영역에서도 대응 범위를 넓혔다. 국제 곡물가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축산농가 대상 사료구매자금 65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소비자 물가를 낮추기 위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는 500억원을 투입한다.
수출 분야는 물류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운임과 환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바우처 72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대체 시장 발굴과 물류비 보전이 핵심이다.
이 외 농지관리 체계 강화를 위한 예산 588억원을 반영했고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은 5개 군 추가 확대한다. 관련 예산은 706억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 영향에 따른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일 점검회의와 현장 애로 청취, 민관 공동 대응을 지속 추진하고 비료·면세유·사료 등 핵심 농자재 지원과 수급 안정 조치를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