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조원 '전쟁 추경' 속도전…李대통령 “긴급재정명령 활용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주권정부(이재명 정부)가 중동 전쟁에 따른 위기 돌파를 위해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적극적이고 빠른 대응을 요구하며 '긴급재정명령' 활용도 시사했다.

정부는 31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6조 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 대통령이 추경 편성을 지시한 지 19일 만이다.

정부는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이른바 3대 분야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특히 고유가 부담 완화에는 무려 10조 1000억원을 투입한다. 핵심은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등에는 더 많이 지원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이를 고려하면 약 3580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이 지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총 4조 8000억원이 배정됐다.

석유 최고가격제, 나프타 수급 정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으로는 5조원을 편성했다. 에너지 수급 위기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한시적으로 상향한다. 또 에너지바우처 수급자 지원도 강화하고 시설농가·어업인 등에 대한 유가연동 보조금도 한시적으로 지급한다.

공급망 안정에는 총 2조 6000억원이 편성됐다. 이중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해 기업·산업 지원에 1조 1000억원이, 에너지·신산업 전환에는 8000억원이 각각 배정된다. 특히 산업 제조 공정 AX에도 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프타·석유·전략자원 등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7000억원을 지원한다.

민생 안정 분야에는 2조 8000억원이 투입된다. 구체적으로는 복지 사각지대에 기본생필품을 지원하는 그냥드림센터 확충과 석유화학 업계 고용유지지원금 확대를 비롯해 청년 일자리와 스타트업 지원 등에 예산을 투입한다.

또 지방재정 보강에는 9조 7000억원이, 국채 상환에는 1조원이 쓰인다. 이에 따라 총지출은 753조 1000억원으로 본예산인 727조 9000억원 대비 25조2천억원 늘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에 비상 상황에 따른 과감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긴급재정명령권 활용까지도 언급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7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등으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절차를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을 때 법률적 효력을 지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제도다.

이 대통령은 “더더욱 철저한 점검과 치밀한 비상 대책이 요구된다. 수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에 나서달라”며 “일반적으로 보면 기존의 관행이나 또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권한·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라”고 했다.

이후 “기존 관행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긴급할 경우에는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