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연인과 함께 배달을 하며 데이트를 즐기는 이른바 '도시 아르바이트형 연애(시티 워크)'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연애와 수입 활동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과거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찾던 데이트 방식과 달리 최근에는 퇴근 후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며 시간을 보내는 커플이 늘고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색다른 경험을 찾으려는 수요와 함께 부수입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배달 데이트'에서는 한 사람이 운전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주문 수령과 전달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눈다.
한 이용자는 “예전에는 여행을 같이 가야 상대를 알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배달 한 번 같이 해보면 성향이 바로 드러난다”며 “카페에서 여러 번 만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서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용 부담이 큰 기존 데이트와 달리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 사는 리 씨 커플은 2025년 7월부터 함께 배달 일을 시작해 매일 저녁 약 2시간 동안 5~8건의 주문을 처리하며 한 번에 약 40위안(약 8900원)씩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 달로 계산하면 1000위안(약 19만원) 이상이 쌓인다.
리 씨는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다”며 “번 돈은 여행 자금으로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쓰촨성 청두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리쯔 역시 이 활동을 단순한 데이트를 넘어 '연애 자금 만들기'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매일 밤 배달을 하나의 게임처럼 즐긴다. 동시에 주문을 받은 뒤 각자 다른 경로로 움직이며 경쟁하듯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리쯔는 “지도와 미션,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어 훨씬 흥미롭다”며 “집에서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현실감 있고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광둥성 광저우에 사는 또 다른 커플은 이를 계기로 도시 탐험까지 즐기고 있다. 이들은 오래된 골목과 주택가를 중심으로 주문을 수행하며 숨겨진 명소와 색다른 야경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직접 해보니 시간이 금방 가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이게 진짜 현실적인 로맨스 같다”고 평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