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첫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넥스트레이드는 정규거래시간 전후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추가운영해 '12시간 주식시장'을 열었다. 기존 정규거래시간 외 시간대에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약 9조원에 달한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는 국내 증권회사는 32곳이며 지난 1년간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28%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대비 30%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비용을 줄였다. 개장 이후 1년간 약 300억원 수준의 거래비용을 절감했다.
제2의 주식거래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넥스트레이드는 보폭을 넓힌다. 국내 단일종목 주식 외에 상장지수펀드(ETF), 조각투자, 토큰증권(STO) 등으로 거래대상을 확대한다. 증권 종류를 다각화해 전체 거래 물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대담= 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 부국장
-넥스트레이드를 1년간 운영하면서 의미있는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거래소 단일 체제에서 복수 거래시장으로의 변화는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어려운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1년간 시장전체 점유율의 28%를 기록한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ATS 성공사례로 손꼽는 호주도 10년 정도 걸린 일이다. 일본 대체거래소들 다 합쳐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 안팎으로, 넥스트레이드(20조원)가 2배 가량 많다. 대체거래소 출범이 해외보다는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동안 시장과 투자자의 니즈가 응집되며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시장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졌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는 것도 넥스트레이드가 '메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거래 시간 확대, 수수료 절감 등 양적인 측면에서 틈새 시장을 노렸다면, 앞으로는 최선주문집행(SOR) 고도화 등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본다.

-넥스트레이드 SOR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SOR은 복수 거래시장에서 투자자가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을 체결해주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지난 2023년 말 증권사의 요청에 따라 12개 증권사와 함께 SOR 협의체를 구성해 시스템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당시 증권사는 복수거래시장 출범으로 최선집행의무가 발생했지만, SOR 구축에 대한 레퍼런스 부재, 해외 솔루션 도입의 어려움 등을 겪고 있었다.
넥스트레이드 SOR은 SOR이 시장선택을 판단하고, 원장의 기능인 주문집행 관리 기능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회원사 32개사 중 13개사가 넥스트레이드 SOR을 이용하고 있고, 그 외 기업은 코스콤 SOR이나 자체 SOR을 이용한다.
-거래량을 제한하는 '15%'룰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해당 규제로 인한 실익은 크지 않지만, 거래 접근성이 제한됐다는 점이 문제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795개 종목으로 시작했지만, 점유율 규제로 다섯 차례 종목을 축소해 현재 650개 종목을 거래 중이다. 일부 종목의 거래가 중단되는 현상이 반복되며,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의 매력도와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ATS 거래량 기준을 투명성 강화, 거래소 전환 등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고, 한국처럼 거래 자체를 제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양자간 규제차익 해소를 위해 해당 규제의 근거는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일부 재검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거래소 거래량 대비 규제가 아닌 전체 시장 점유율 대비 규제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80% 이상인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유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지만, 최근 기관과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출범 초 기관 외국인 비중은 각각 1.1%, 0.4% 수준에서 올해 1~2월 각각 2.2%, 14%로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지만, 기관투자자들은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다. 아직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만큼, 시장이 성숙되면 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거래 시장(다크풀)'에 대한 수요가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투명성을 강조하다보니, 다크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지만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조용히 안정적으로 매수하기를 원한다. 실제 투자자들이 바라는 부분을 충족시켜주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관투자자 참여를 높이기 위해 기관 전용 최선주문집행(SOR)을 검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넥스트레이드 시장 접근성과 주문실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해외IB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넥스트레이드 시장 참여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넥스트레이드 역시 해외 IR과 상호방문 등을 통해 한국시장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간 연장이 넥스트레이드에 미칠 영향과 넥스트레이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한국거래소의 시간 연장은 2년차를 맞은 넥스트레이드 입장에서는 매우 큰 환경적 변화이자 도전이다. 가장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및 수수료 인하 등에 대비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가 감내가능한 운영시간 및 수수료 인하의 범위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오전 7시 거래 등 거래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계획은 없다. 특히 24시간 거래는 결제일의 변경 등이 수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거래소와 차별화를 위해 매매제도, 호가방식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와 거래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도규제 완화, 거래대상 확대 등도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
-하반기에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도입되면 주가 변동성 완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넥스트레이드는 글로벌 ATS 운영 사례 등을 감안해, 정규거래소가 주로 수행하는 가격발견기능 보다는 ATS 본연의 기능인 매매체결 기능에 중점을 두고 접속매매로 프리·애프터마켓을 설계했다. 현재 상하한가 체결 등 시장의 변동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시장참여자의 의견 등을 반영해 접속매매 방식으로 운영되는 넥스트레이드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정적 VI를 9월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 운영해 오던 동적 VI와 함께, 모든 VI 발동 시 2분간 단일가매매를 거친 후 거래를 재개할 예정이다. VI 발동 시 2분간 거래를 중단하되, 중단시간동안 호가를 접수받아 단일가로 거래를 체결함에 따라 보다 신속한 가격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중장기 목표와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제도적 변화는 무엇인가.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상 확대는 ETF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ETF 종류는 현재 거래소가 수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ETF를 거래할 수 있게 되면 다양한 ETF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다. 관련 시장운영 제도와 전산시스템을 확정한 뒤, 10~11월경까지 인가를 받고 거래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5% 규제는 주식과 ETF에 각각 적용되기 때문에, ETF 역시 전체 종목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유동성이 높고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종목 100여개로 운영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주식과 ETF 거래를 안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TS들이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자산으로의 거래대상 상품 확대도 검토한다.
이를 위해 현재 규제도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비상장주식, 채권, 조각투자, 토큰증권도 확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정부의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발표 이후,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를 위한 절차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넥스트레이드 조각투자 컨소시엄에 '뮤직카우'가 참여하고 있는데, K-POP의 흥행력과 넥스트레이드의 글로벌 파급력이 접목돼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2년차에 접어들었다. 올 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가 있다면.
▲더 성장하는 '넥스트레이드 2.0'을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전산 인프라 경쟁력 유지, 새로운 거래상품 도입, 미래의 주식거래 인프라 변화에 대비하겠다. 자본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투자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보다 의미있는 거래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거래플랫폼으로서의 운영 안정성과 혁신성을 더 공고히 해나가겠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김학수 대표는 2022년 11월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대한민국 최초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의 성공적인 준비와 출범, 안착을 이끌었다.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금융결제원장을 역임하며 관료로서 그리고 민간 CEO로서 쌓은 폭넓은 전문성을 토대로 넥스트레이드의 미래 성장 로드맵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