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를 통해 두개저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 뒤 나타날 수 있는 후각 저하가 50세 이상 환자에서 더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비인후과 조성우 교수팀과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가 두개저내시경수술 환자 43명을 분석한 결과, 50세 미만 환자에서는 수술 전후 후각 기능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50세 이상 환자에서는 수술 뒤 후각 기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
두개저는 뇌를 감싸는 머리뼈 바닥 부위로 주요 뇌혈관과 뇌신경이 밀집해 있어 종양이 생기면 치료가 까다롭다. 최근에는 머리를 여는 개두술 대신 코를 통한 두개저내시경수술이 널리 쓰인다. 시야 확보가 쉽고 뇌를 직접 건드리지 않아 정상 뇌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콧속으로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고 조작하는 과정에서 후각 신경이 자극돼 후각 저하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수술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객관적 후각 능력은 후각인지검사(CC-SIT), 주관적 후각 상태는 후각설문(OQ)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50세 이상 환자 30명의 후각인지검사 점수는 수술 전 평균 8.3점에서 수술 6개월 뒤 7.0점으로 낮아졌고, 후각설문 점수도 39.3점에서 28.1점으로 떨어졌다. 반면 50세 미만 환자 13명은 두 검사 모두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후각 점막 세포 분석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냄새를 감지하는 세포와 후각 재생을 돕는 세포 수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후각 신경을 보호하는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인 S100의 발현 강도가 높을수록 수술 뒤 후각 기능이 더 잘 유지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조성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개저내시경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후각 저하가 환자의 나이와 후각 점막 세포 특성과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수술 전후 후각 기능 변화를 더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고, S100은 향후 후각 저하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