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광 표지 없이 살아있는 각막에서 신경과 면역세포를 동시에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광학 영상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기현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윤창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 김경우 중앙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각막 내부 감각 신경망과 면역세포를 비표지 방식으로 동시에 영상화할 수 있는 고성능 광학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각막은 시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고밀도 감각 신경과 면역세포가 분포한다. 특히 각막 신경은 안구건조증 등 안구 표면 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되고, 시력 교정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그 상태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생체 공초점 현미경은 반사 신호 기반 영상법을 사용해, 스페클 잡음이 크게 발생하고 신경 구조 방향에 따라 신호 세기가 달라져 신경 섬유가 끊겨 보이거나 세포 형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신경 손상이나 면역세포 반응 등을 정확하게 관찰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차등 위상 대비(DPC) 기반 비표지 생체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반사가 아닌 굴절 정보를 이용하며, 후방 투과 경사 조명 상태에서 각막 내부 세포에 의해 굴절된 빛을 영상 대비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각막 신경망과 면역세포를 동시에 비표지 영상화할 수 있다. 기존 방법과 비교해 신경 섬유가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관찰되며, 면역세포 형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정상 생쥐 모델에서 신경망과 면역세포를 고대비로 영상화했으며, 손상 모델에서는 각막 신경 손상과 면역세포 증가를 관찰했다. 이를 통해 각막 신경 손상과 면역 반응을 정량적으로 관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기현 교수는 “형광 표지 없이 생체 상태에서 신경과 면역세포를 동시에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안구 표면 질환 진단, 신경 회복 추적, 말초신경 퇴화 질환 조기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 '안구표면학'에 2월 2일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