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환불 획일 규제 투자 생태계 위축할수도”…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토론회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9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디지털 생태계 자율성 증진과 구독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제공]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9일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디지털 생태계 자율성 증진과 구독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제공]

구독경제 산업을 둘러싼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획일적인 환불 규제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구독 서비스의 투자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는 9일 오전 서울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디지털 생태계 자율성 증진과 구독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기자 조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노창희 소장이 발제를 맡았으며 서울과학기술대 김현경 교수, 연세대 최보름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간담회에서는 OTT 환불 문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현재 주요 OTT 중 넷플릭스는 가입후 7일 이내 시청 이력이 있으면 1개월을 채우고 탈퇴가 가능하다.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는 7일 이내 시청이력이 있을시, 남은 기간 중 시청기간을 일할 제외하고 환불한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인터넷에서 물품을 주문한 후 7일 이내 주문을 취소하거나 반품할 수 있다고 규정된다. 일부 이용자는 이같은 규제를 OTT에도 준용하거나, 전체 기간에 대해 일할 환불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구독 서비스에 획일적인 환불 규제가 적용될 경우 수익 안정성과 운영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고 장기적으로 투자 축소, 서비스 품질 저하,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만 고려한 환불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이용자가 보고 싶은 콘텐츠만 하루에 몰아본 뒤 해지하는 이른바 '체리피킹' 문제가 현실화하면 콘텐츠 투자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보름 연세대 교수는 “절차는 규제하되 내용은 사업자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할 환불 규제가 도입되면 OTT 사업자들은 일일 이용 한도를 정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꿀 수밖에 없고, 이는 콘텐츠 제작자를 포함한 밸류체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 사업자에게만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고 글로벌 사업자에게는 약하게 적용되는 역차별 문제도 제기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존 소비자 보호 법규가 제조업 중심으로 설계돼 경직돼 있다”며 “(OTT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거래 관계를 규율할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노 소장은 “기본적으로 자율성을 보장하되,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사후 규제 또는 자율 규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리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