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불확실성 속 나프타 수급 '숨통'…가격 급등은 부담

여수 국가산단.
여수 국가산단.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나프타 수급은 당장 버틸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나프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수익성 악화와 제품가 상승 압박은 확대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트레이더를 통해 비중동산 나프타 물량을 이달분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국내 정유사 생산 물량까지 합쳐지면 상반기까지는 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가격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월 19일 배럴당 65.99달러였던 싱가포르 현물 나프타 가격은 지난 10일 123.14달러까지 치솟았다. 불과 두 달여 만에 86.6% 급등한 것이다.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석유화학 업체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업체들이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생산되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나프타는 에틸렌의 핵심 원료로, 에틸렌은 자동차·전자·섬유·플라스틱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대표적인 기초 소재다. 원료 가격 급등이 전방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나프타 도입 단가 상승분의 50%를 보조하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상운임과 보험료 상승, 고환율 등 복합적인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인 스팟 물량 확보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정책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스팟 물량 확보와 비중동산 도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면 단기적인 수급 불안은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프리미엄과 환율 등 부담 요인이 여전히 큰 만큼 구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