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당국이 어린이 비만을 줄이기 위해 학교 급식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핵심은 튀긴 음식은 아예 배제하고, 설탕·지방·나트륨 함량이 높은 식품을 엄격히 줄이는 데 있다.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정부는 약 10년 만에 급식 영양 기준을 전면 재정비하는 계획을 마련했으며, 빠르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새 기준에서는 감자튀김이나 치킨너겟 같은 모든 튀김류가 급식에서 빠진다. 기존에는 주 2회까지 허용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또 피자, 페이스트리, 소시지롤 등 지방과 염분이 많은 간편식 제공도 제한된다. 일부 학교에서 이런 메뉴가 늘어난 점이 개편 이유로 지목됐다.
케이크나 푸딩 같은 당류 디저트는 주 1회로 축소되고, 디저트의 절반 이상은 과일로 구성해야 한다. 음료 역시 기준이 강화돼 과일주스는 빠지고 물, 우유, 저당 음료만 허용된다.

식단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모든 주식 메뉴에는 채소나 샐러드를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통곡물과 콩류 사용 비중도 확대된다. 이를 통해 당 섭취는 낮추고 식이섬유 섭취는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투명성' 제고도 중요한 요소다. 각 학교는 급식 메뉴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영양 기준과 운영 방침을 담은 식품 정책을 함께 게시해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내용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기존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감독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브리짓 필립슨 교육장관은 실제 식단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이행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학교마다 급식 기준 준수를 점검하는 담당 책임자가 지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정책은 아동 건강 지표 악화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권장량의 두 배에 달하는 당을 섭취하고 있으며, 식이섬유가 부족한 비율도 90%를 넘는다.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에는 세 명 중 한 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개편안은 약 9주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확정되며, 정부는 연내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