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미군 해임? “1년째 유급 휴가”… 병사들 '인력 공백' 한숨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미 육군사령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미 육군사령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군 복무 금지령이 시행된 지 1년, 국방비 절감을 내세웠던 정책이 오히려 '예산 낭비'와 '인력 공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군사 작전 개선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트랜스젠더 군인을 해임시키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해당 조처를 발표하며 “사람들이 출생 시 성별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갖도록 허용하는 행위는 교활하고 급진적인 깨어 있는 이데올로기”라며 “더 이상 드레스를 입은 녀석들은 없다. 그런 짓을 이제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랜스젠더 병사들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통상보다 두 배 많은 전역 수당을 받고 자발적으로 전역하거나, 강제 전역하는 방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행정 명령의 이유 중 하나로 국방비 절감을 이유로 들었으나 유급 휴가 군인만 늘어난 상황이다.

강제 전역 위기에 놓인 트랜스젠더 병사는 직무에서만 배제된 채 유급 휴가 상태로 1년 넘게 군대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자발적 전역을 선택한 병사들도 지난해 12월부터서야 군대를 떠나기 시작했고, 아직 전역하지 못한 병사들도 남아있다.

특히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인력 보충이 없다는 것이다. 13년간 육군에 복무하며 훈장까지 받은 방공 장교 케이티 벤 대위는 NYT에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낭비다. 나는 내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왔지만, 나라는 내가 그 능력을 발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벤 대위는 당초 지난해 6월 이라크에 파병될 예정이었으나, 짐을 꾸리던 중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파병이 취소됐다. 그는 “내 부하들은 위험한 곳에 있고, 나는 그들을 돌보도록 훈련받았다. 그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게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미 국방부는 의료계와 법조계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교육비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군 복무를 요구하는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병사를 퇴출시키면서 교육비를 지불하고 의무 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은 병사까지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NYT에 따르면 최소 10명의 의사와 8명의 변호사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제대했다.

하버드 로스쿨 3년 학비를 지원받은 라이언 군더먼은 6년간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근무 기간 2년도 채우지 못하고 휴직 처분을 받았다. 6개월 이상 유급 휴가를 보내고 올해 1월에 전역한 상태다.

군더먼은 “국방부는 내 교육에만 50만 달러 이상을 썼다”며 “내 경력을 보고 '좋아, 저 사람을 해고하자'라고 말할 만한 조직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겠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블랙호크 헬리콥터 조종사였던 알릭산드라 데메트리데스는 지난 1년간 유급 휴가와 퇴직금을 합쳐 30만 달러(약 4억 4400만원)가 넘는 금액을 받았다.

그는 많은 돈을 받았지만 “자기 일을 안 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많은 돈을 주는 게 정당한지 모르겠다. 이 정책이 공정성과 효율성을 위한 거라고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