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가 공전하는 사이 가상자산 거래소 실적은 하락하고 있다. 코인원과 코빗은 지난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업계 1위 두나무도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빗은 지난해 영업수익 97억6193만원, 영업손실 154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2024년 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코빗은 2025년 157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본업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비용 부담이 이어진 데다 가상자산 평가손익 등 영업외손익 변동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코인원 역시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약 63억원으로 4.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약 27억원으로 82.9% 급감했다. 외형은 소폭 커졌지만 본업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한 셈이다. 코인원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중소 거래소만의 문제도 아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 1조5578억원, 영업이익 8693억원, 당기순이익 70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0%, 26.7%, 27.9% 감소한 수치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역시 시장 거래량 감소 충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두나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디지털자산 시장 거래량 감소를 실적 하락 배경으로 제시했다.
빗썸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빗썸의 올해 1분기 거래대금은 8조8565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 대비 낮아졌다. 연간 실적만 놓고 보면 상위 거래소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거래 둔화가 이어질 경우 실적 방어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정책이 지연되면서 거래소가 낼 수 있는 수익구조가 거래 수수료에만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거래가 활발할 때는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지만, 시장이 식으면 곧바로 영업손실과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법인 투자자 시장 참여 허용,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제도 정비가 지연되는 동안 거래소들은 줄어든 거래대금과 고정비 부담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가 있지만 거래소 실적과는 간극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 시대에 1거래소 1은행만 강제하는 것부터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비트코인 ETF 등 디지털자산 ETF가 모두 거래되는데 한국만 막혀 있다”며 “법인 투자 시장도 지난해 열어준다고 한게 아직도 안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