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이혜진 화학과 교수팀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발암물질을 한 번에 찾아낼 수 있는 초소형 센서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속에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발암물질들이 숨어 있다. 특히 벤조[a]피렌(Benzo[a]pyrene), 피렌, 플루오렌과 같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는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 물질은 서로 구조가 매우 비슷하고 대기 중 농도가 낮아, 기존의 고가의 대형 분석 장비 없이는 현장에서 여러 성분을 동시에 정확히 구분해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탄소 나노튜브'와 화학 반응을 돕는 촉매 역할의 '세륨 산화물', 그리고 이들을 견고하게 부착시키는 '폴리도파민'을 활용해 새로운 나노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손톱만 한 크기의 전극 칩에 코팅해 센서를 완성했다.
손톱만 한 약 1㎝ 크기의 이 센서 칩은 공기 중 유해물질에 반응할 때마다 각각 다른 산화반응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한 번만 측정해도 여러 물질을 동시에 구분해낼 수 있다.

성능 검증 결과, 이 센서는 벤조[a]피렌 0.22μM(마이크로몰), 피렌 0.08μM, 플루오렌 5.55μM라는 낮은 농도까지 감지해냈다. 이는 낮은 농도에서도 물질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민감도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복잡한 분석 장비 없이도 측정이 가능해 현장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크다. 연구팀이 서울과 대전의 도심 및 도로 환경에서 채취한 공기 시료에 센서를 적용한 결과, 다양한 성분이 포함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측정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혜진 교수는 “이번 기술은 현장에서 신속하게 한 번의 측정만으로 여러 유해물질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는 누구나 일상에서 공기 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ACS 센서스(ACS Sensors)'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교신저자는 화학과 이혜진 교수와 경북대 기초학문융합연구원 첼라두라이 카루피아 연구교수이며, 제1저자는 화학과 파우잔 아민 박사과정생이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