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덕화의 '연기 품격'이 빛을 발했다.
이덕화는 지난 11일과 17일 밤 방송한 SBS 금토 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에서 구두를 만드는 이상제화의 설립자 강동식으로 출연해 극에 온기를 더했다.
이번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사건은 이상제화의 공동 창업주 려선화(배여울 분)의 아들 차은성(라경민 분)에게 재산의 3분의 1을 주겠다는 강동식의 유언으로부터 시작됐다. 강동식의 아내 채정희(길해연 분)는 재산을 분배하고 싶었지만, 아들 강지훈(변준호 분)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과거 채정희가 강동식과 려선화 사이를 질투해 간첩으로 려선화를 신고하고 치매 상태의 강동식에게 유언장을 쓰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승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이랑(유연석 분)과 한나현(이솜 분)은 려선화의 생존 가능성을 포착해 수익배분 가처분 소송을 시도하는 걸로 방향을 바꿨다.
이덕화는 '신이랑 법률사무소'에서 유령인 강동식을 연기하며 신이랑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어르신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이랑은 상대측 법무법인 태백의 양도경(김경남 분)이 한나현을 찾아와 자리를 비웠다는 소식에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신이랑은 한나현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던 것.
이에 강동식은 "서로 다른 둘을 이어 붙이고 부드럽게 다듬고 때때론 광도 내야 한다. 그래서 어렵다. 구두도 사랑도"라며 "품과 공을 들인 만큼, 반짝거리는 것도 둘이 똑같다"라고 그를 담담히 격려해 줬다.
뿐만 아니라 강동식은 신이랑의 조사에도 도움을 줬다. 신이랑은 살아있으면서도 존재를 감추려는 려선화의 행보가 의아했다. 이때 강동식은 "신발은 부드러워야 편하지만, 공사장처럼 위험한 곳에서는 불편하고 딱딱한 신발이 발을 안전하게 보호해준다"며 "그분이 누군진 모르지만, 딱딱한 신발 안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라고 얘기했다. 이후 신이랑은 려선화가 숨으려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채정희를 향한 강동식의 순애보도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재미를 높였다. 그는 치매인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채정희를 위한 구두를 수선하거나, 재판장에서 채정희가 거짓으로 유언장을 쓴 게 밝혀지자 "내가 유언장을 썼소이다"라고 소리치는 등 아내를 위해 애썼다.
특히 강동식은 마지막까지도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전해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강동식은 현생을 떠나게 됐다. 이때 신이랑은 "할아버지는 어디까지 기억하고 계셨나. 어쩔 땐 하나도 모르시는 거 같고, 어쩔 땐 전부 다 아시는 거 같다"고 물었다.
이에 강동식은 "내가 기억하는 건 딱 하나다. 채정희. 그래서 난 전부를 기억하는 거다"라고 웃으며 답변했다.
이처럼 이덕화는 '신이랑 법률사무소'에서 강동식으로 등장해 올곧은 구두장이이자 사랑꾼으로서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