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유출된 기름…“우주서도 보인다, 시커멓게 변한 바다”

7일 이란 라반 섬 해안 기름 유출.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7일 이란 라반 섬 해안 기름 유출.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중동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석유 시설과 선박 여러 곳에서 심각한 기름 유출이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이 '환경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유럽우주국(ESA)이 센티널-2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에는 호르무즈 인근 해역에 방대한 기름 유출이 선명히 담겼다.

지난 7일 이란 케슘 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8km 넘게 이어진 기름 유출이 관측됐다.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지난 7일 이란 케슘 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8km 넘게 이어진 기름 유출이 관측됐다.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지난 7일 촬영한 이미지에는 이란 케슘 섬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8km 넘게 이어진 기름 유출이 관측됐다. 니나 노엘레 그린피스 독일 대변인은 “지난 2월 28일 미국에 의해 공격을 받은 이란 선박 샤히드 바게리호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라반 섬 해안 근처에서도 기름 유출이 확인됐다. 미국-이스라엘 연합군이 인근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바다로 기름이 유출된 모습이다. 네덜란드 평화단체(PAX)에 따르면 기름은 산호초와 거북이, 바닷새가 사는 보호 구역인 시드바 섬까지 이어져 환경적 피해가 매우 크다.

6일 쿠웨이트 해안 인근 기름 유출.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6일 쿠웨이트 해안 인근 기름 유출. 사진=유럽우주국(ESA) / 센티널 2호

이란뿐만 아니라 다른 걸프 국가에서도 연료 및 석유화학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이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성 공습으로 쿠웨이트를 타격하면서, 심각한 기름 및 화학물질 유출이 관측됐다.

중동 전쟁으로 인근 해역이 오염되면, 약 1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해수 담수화 시설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안 지역 생계 및 식량과 직결된 어업이 타격을 입고, 인근 해양 생물도 심각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기름 유출 사고가 초래하는 피해를 정확히 수치화하기 어렵다. 다만 그린피스 독일 측은 “현재 페르시아만 내에는 약 75척의 대형 유조선이 있으며, 이들이 싣고 있는 원유는 총 190억리터로 추정된다”며 “기름 유출은 미생물부터 물고기, 새, 그리고 맹그로브 서식지에 의존하는 바다거북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등 광범위하고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단체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군사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조적 복잡성, 제한된 접근성 및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정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로는 정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