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차이나]“이제는 연결 아니라 실전 적용이다”…中 기업, AI 에이전트 본격 경쟁

〈출처:케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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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현장에서 AI를 바라보는 기준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모델을 도입했는가”가 아니라 “실제로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다. 중국 IT·스타트업 전문 매체 36Kr는 최근보도를 통해 2026년 기업 A의 평가 기준이 '연결했는가'에서 '실제로 쓸모가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변화 중심에는 AI 에이전트가 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채팅창에서 질문에 답하는 수준의 챗봇이 아니다.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시스템과 도구를 호출하며, 결과를 처리해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끝까지 수행하는 실행형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답하는 AI'가 아니라 '일을 끝내는 AI'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기업들이 AI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현실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2년이 대형언어모델(LLM)을 체험하고 교육하는 시간이었다면, 2026년은 본격적인 업무 재설계 시기라는 평가다. 기업들은 이제 “AI를 도입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어디에 적용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가”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답이 점점 AI 에이전트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다.

AI 에이전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기업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대규모 조직, 복잡한 운영체계, 빠른 현장 의사결정 속도 속에서는 단순 질의응답형 AI보다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AI가 훨씬 더 큰 효율을 만든다. 고객 응대, 내부 승인, 마케팅 운영, 공급망 조정, 회계 처리, 영업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의 클릭과 전달, 확인 과정을 줄여주는 순간 AI는 더 이상 장식이 아니라 핵심 설비가 된다.

중국이 특히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기술 자체보다 적용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크기 때문이다. 제조, 물류, 커머스, 게임, 미디어, 핀테크, 공공서비스 등 거대한 산업군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는 반복적이지만 완전히 정형화되지 않은 업무가 매우 많다. AI 에이전트는 바로 이러한 틈새를 파고든다. 중국의 대형 클라우드 기업과 플랫폼 기업들이 에이전트를 단순 기능이 아닌 새로운 업무 인터페이스로 밀어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에 한국에서도 AI 에이전트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만, 여전히 많은 경우 데모 화면 수준에 머무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36Kr가 주목한 것은 '진짜 업무 흐름에 넣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실제 업무 시스템에 AI를 편입하면 권한 관리, 보안, 오류 처리, 책임 분기 등 복잡한 운영 문제가 뒤따른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바로 그 지점을 고민하고 있다. 유행어의 단계를 넘어 운영의 단계로 들어간 셈이다.

결국 2026년 중국 기업 AI 경쟁의 본질은 모델 선택이 아니라 업무 편입에 있다. 누가 더 화려한 데모를 만드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부서와 더 많은 프로세스에 AI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의 기준이 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결국 효율이며, 효율은 기능이 아니라 흐름을 바꿀 때 만들어진다.

중국의 AI 에이전트 열풍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중국도 에이전트를 한다”는 사실이 아니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중국 기업들이 AI를 조직 구조 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용 AI 경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며, 훨씬 더 오래 지속될 변화다.

앞으로 중국 기업의 AI 경쟁력은 새로운 모델 발표 횟수보다 실제 업무 침투율로 측정될 가능성이 높다. AI 에이전트는 중국 기업의 기술 도입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이제는 연결의 시대가 아니라 실전 적용의 시대다.

※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