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전환 사업이 올해 1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권(IP) 기준 신설 목소리가 높다. 이를 둘러싼 업체 간 분쟁으로 인해 사업 지연, 비용 증가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다.
공기관 SDN 도입 핵심 심사기준은 보안성인데, 통신 업계에서는 안정적 공공사업을 위해선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권(IP) 문제가 보안성 만큼이나 중요하다며 기준 신설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도 교육청과 공공기관 등은 올해 대규모 SDN 전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으로 강원교육청 SDN 전환 사업은 약 450억원, 광주교육청은 약 160억원, 경남교육청은 약 1000억원 예산이 투입돼 총 사업 규모가 1610억원에 달한다. SDN은 스위치·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를 SW 기반 중앙 컨트롤러가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프로그래밍하는 차세대 네트워킹 기술로, 효율이 높고 신기술 도입 등 기능 진화에도 유리하다.
전체 장비를 관리·제어하는 핵심 SW인 'SDN 컨트롤러' 조달 기준을 두고, 네트워크장비 업계에서는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부분 공공기관이 SDN 콘트롤러의 보안성만 심사하고, 해당 SW의 저작권 귀속이나 소스코드 원천성,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지난 2월 발주된 광주광역시교육청 '2026년 2단계 뉴 학내 전산망 구축 사업' 제안요청서(RFP)에는 보안 기능확인서와 CC 인증 등 보안 요건이 명시됐지만, 컨트롤러 SW의 IP를 사전에 검증하는 별도 항목은 없었다. 다른 공공기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문제는 보안 요건을 충족한 제품이 안정성을 확보하더라도, SW 저작권 문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기업 간 분쟁·소송으로 사업절차와 기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SDN 컨트롤러는 네트워크 장비를 중앙에서 제어하는 핵심 SW인 만큼, IP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장비 도입 이후 연동, 검수, 유지보수 단계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지 않은 기업이 제품 보안인증만 획득했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입찰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실제 최근 SDN 컨트롤러 보안 인증을 보유한 A사가 또 다른 인증 업체 B사를 상대로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해 C시 교육청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IP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 지연뿐 아니라 시스템 교체, 추가 라이선스 비용 등으로 공공 예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보안 기능확인서 등 보안성 검증은 이뤄지지만 IP 문제는 별도로 남아 있다”며 “IP, 연동 책임, 대체 가능성까지 조달 단계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사업 지연으로 참여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공공 조달 과정의 기준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