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듀테크가 인공지능 전환(AX) 시대의 교육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면서, 부처별로 분산된 정책을 통합할 '에듀테크산업진흥원' 설립 요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8일 에듀테크학회(회장 이호건)가 주최한 '2026 에듀테크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산·학·관 토론회'에서는 K-에듀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임재환 민간 에듀테크정책위원회 위원장은 'K-AIED(AI 기반 교육)'의 글로벌 표준화 전략과 '에듀테크산업진흥원' 설립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에듀테크의 글로벌 진출을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AI·디지털 교육 역량의 세계 표준화'라는 국가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에듀테크산업진흥원이 G2G 레퍼런스 구축, 현지화·글로컬 전략 지원 펀드 조성, 에듀테크 인증제의 국제 수준 격상 등을 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용균 한국이러닝협회장은 “한국의 교육·고용 시스템이 학위 중심 선발 구조, 직무역량 검증 부재, 정보 비대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막대한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LER(학습·고용기록) 모델을 참조한 한국형 K-Skills Framework와 개인 LER 월렛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추진할 핵심 주체로 에듀테크산업진흥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도 2004년 제정된 이러닝산업법이 구조적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하며, 에듀테크(교육정보기술)산업진흥법으로의 전면 개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회장은 “법 개정을 토대로 산업·교육·기술을 아우르는 에듀테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전남·광주 AI특별지역에 진흥원 또는 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을 국가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은 “AI 활용 교육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교육 AI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에듀테크 기업들 '각자도생'에서…민간협의체 띄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08/news-p.v1.20260508.2d8c22089d004b3f942773c563eba445_P1.png)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는 진흥원 설립과 제도 개편 필요성뿐 아니라, 한국 에듀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력 구조와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개별 기업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 민·관·학이 연계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상용 AES 코리아 컨소시엄 부회장은 한국 에듀테크 산업이 기술력을 앞세운 공급자 중심 전략에 머물며 해외 시장 확대에 한계를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조 부회장은 “개별 기업의 파편화된 진출 방식을 넘어 다수 기업이 결합한 컨소시엄 체계로 전환하고, 다자간 글로벌 펀딩과 연계한 국가 간 민·관 공동 협력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K-에듀테크가 진출할 글로벌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공동 성장(Co-Growth)'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란 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장은 “에듀테크 생태계는 대기업 플랫폼, 콘텐츠 개발사, 학교 현장, 대학,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로 구성돼 있지만 개별 목소리가 분산돼 한계가 있다”며 “민간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공통 목소리로 정책 의제를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열 한국스마트에듀테크협동조합 이사장도 이에 공감했다. 정 이사장은 “분산된 재원 체계를 단일화하고 규정과 절차를 표준화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 두 축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면서 '에듀테크 민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호건 에듀테크학회 회장은 “이제 에듀테크는 단순한 교육 플랫폼이나 콘텐츠 산업을 넘어 국가 교육 데이터와 학습 이력을 연결하는 신뢰 기반 인프라 산업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한국이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LER 기반 역량 인증 체계와 디지털 배지, 국가 간 역량 상호인정(MRA) 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AI·디지털 교육 분야의 국제 공동 연구와 TVET 기반 글로벌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윤리와 데이터 기준까지 포함한 K-에듀테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8개 협·단체와 학회가 '에듀테크 활성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민간협의회(가칭)'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에듀테크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대응 체계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