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동상에 헌화한 대만 총통…中매체 “식민지배 미화, 日에 아첨”

라이 총통이 지난 8일 일본인 기술자 핫타 동상에 헌화하는 모습. 사진=대만 총통부
라이 총통이 지난 8일 일본인 기술자 핫타 동상에 헌화하는 모습. 사진=대만 총통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일제강점기 대만에서 활동한 일본인 기술자를 공개 추모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이 “일본 식민 지배를 미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지난 8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일본인 수리기술자 핫타 요이치의 8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해 동상 앞에 헌화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라이 총통이 몸을 낮춰 꽃을 내려놓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에서는 이 모습이 마치 무릎을 꿇은 것처럼 보인다며 논란이 확산됐다.

라이 총통은 행사에서 핫타 요이치에 대해 “우리 가족 같은 존재”라며 “물을 마실 때 근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대한 감사의 뜻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타이난 시장 재임 시절 핫타의 이름을 딴 도로를 만들었다며 “이 길은 일본과 직접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핫타의 후손 등 양국 관계자 약 500명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라이칭더의 행보는 일본 식민 지배를 미화하고 일본에 아첨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 역시 라이 총통과 대만 민진당이 대만 독립 노선을 추진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식민 통치 인물을 '대만의 은인'으로 미화하는 부끄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샤먼대 대만연구원 소속 정젠 교수는 “라이칭더와 같은 대만 독립 세력에게 일본 식민 통치 인물은 거의 구세주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산터우 저수지 등 당시 관개 사업은 본질적으로 일본이 대만의 곡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수탈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대만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대만 네티즌들은 “침략자에게 감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이 전후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 군사력 확대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만 독립 세력과 일본 우익 세력 간 연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대만해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해협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