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윤영 KT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회동했다. 그간 재무적 투자에 머물러 있던 양사 간 협력이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 전환(AX) 등 사업적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를 방문해 정 회장과 접견했다.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T 측 요청으로 만남이 성사됐으며 양측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남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3월 박 대표 공식 취임 이후 최대주주에 대한 인사 차원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인사 자리를 넘어 KT 최대주주와 신임 대표 간의 첫 공식 대면 이후 양사 간 밀월 관계가 강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8.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7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었다. 이후 기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을 7.54%까지 매각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후 양사의 지분 교환 성과는 사업 협력보다는 재무 이익이 중심이 됐다. KT는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배당 수익을 거뒀다. 당시 KT는 현대차 지분 1.04%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를 약 7500억원에 취득했는데 현재 지분 평가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가 KT 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대차는 KT 최대주주 변경 공익성심사에서도 단순투자 목적이며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실질적 사업 시너지는 자회사 컨택센터·광고계약 수주 정도에 머물렀다.
업계는 기업간거래(B2B) 사업 부문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입증해 온 박 대표 체제 출범을 계기로 기류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과 KT의 차세대 통신 인프라는 구조적 융합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대되는 핵심 사업 시너지는 6G 기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고도화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과 완전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위해 KT의 초저지연 통신망, 위성통신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현대차의 AX 과정에 KT의 AX 사업 경험과 역량이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KT와 현대차그룹은 이번 만남에 대해 “최고경영진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