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윤종석)은 바이오융합연구단 이진형 박사 연구팀이 식초나 과일 등에도 존재하는 안전한 산 성분인 '유기산'을 활용해 굴패각(굴 껍데기)에서 고순도 탄산칼슘을 환경친화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굴 껍데기는 국내에서 매년 30만톤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등을 통해 재활용 방안을 마련했으나 악취와 불순물 문제 등으로 인해 상당량이 해안가에 방치되며 환경오염과 생태계 훼손을 유발해왔다.
현재 일부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으나 고부가가치 소재로의 활용 사례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친환경 공정을 통해 굴 껍데기 악취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순도 소재로 정제하는 기술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진형 박사팀은 독성이 강한 염산 대신 초산, 개미산, 구연산처럼 일상적인 식품이나 생체 내에 존재하는 안전한 유기산을 활용해 굴 껍데기에서 탄산칼슘을 합성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상온에서 굴 껍데기로부터 칼슘을 친환경적으로 용해한 뒤 별도 첨가제 없이 유기산 종류와 농도만 조절해 탄산칼슘의 세 가지 결정상인 △칼사이트(calcite) △아라고나이트(aragonite) △바테라이트(vaterite)를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성질이 가장 안정적인 칼사이트는 주로 제지 및 플라스틱 충전제 등에 주로 쓰인다. 아라고나이트는 강도가 뛰어나 보강재용으로 적합하다. 독특한 구슬 모양의 바테라이트는 중금속을 잘 빨아들여 환경 정화 필터용으로 많이 쓴다.
해당 공정은 독성 물질을 배제했을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고온 가열 과정(소성 공정)을 생략해 탄소 배출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는 국제연합(UN)이 강조하는 '지속 가능한 소비 및 생산(SDG 12)'과 '기후변화 대응(SDG 13)' 목표를 현장에서 직접 실현한 우수 모델로 평가받는다.
연구는 산업통상부에서 지원하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출연사업 내 '미래대응 바이오융합소재 기술개발 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환경공학 분야의 세계 상위 10% 이내 국제 학술지인 '엔바이론멘탈 테크놀로지 앤 이노베이션(Environmental Technology & Innovation)'에 게재돼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처치 곤란이던 해양 쓰레기를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완벽히 되살린 순환 경제의 성공 사례”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안전하고 깨끗한 소재는 향후 첨단 코팅제, 친환경 정화 필터 등 다양한 산업에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