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마이크로프로세서(MCU)·센서 등 아날로그 및 혼합신호 반도체 가격이 지속 상승세다. 주요 기업이 지난 4월 가격 인상 이후 추가 인상을 추진한다. 소재·부품뿐만 아니라 주요 공정 비용 상승 여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최근 주요 고객사와 유통업계에 가격 조정 계획안을 공유했다. 자사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시행은 7월 1일부터다. TI 측은 “구체적인 인상 폭은 개별 제품과 기술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TI는 지난해 중국 고객 대상으로 6만개 이상 제품 가격을 10~30% 인상한 바 있다. 이어 4월에도 디지털 절연 반도체(아이솔레이터)와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제품 가격을 15~85% 올렸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주요 제품 가격이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TI는 이번 가격 인상이 현재 시장 환경과 광범위한 공급망 전반에 발생하는 비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유가가 상승하면서 반도체 제조용 소재·부품 가격이 오르고, 반도체 공정 비용도 높아진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또 아날로그 및 혼합신호 반도체를 만드는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도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전형적인 공급 부족 시장이 형성,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날로그 및 혼합신호 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나 메모리 만큼 고난도 공정을 활용하지 않지만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데 필수다. 특히 전력 반도체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산업용 기기에서 수요가 급증한다.
연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TI에 이어 다른 경쟁사들도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 4월 가격 인상 때도 NXP·인피니언·르네사스 등 주요 아날로그 및 혼합신호 반도체 기업 역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TI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7월 전후로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와 CPU·GPU 등 첨단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아날로그까지 반도체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한동안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