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와 정부, 학계, 산업계가 중국의 공격적 투자와 시장 공세에 대응해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 생태계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산 로봇 활용과 공공 실증을 늘리고, 데이터를 축적해 초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피지컬AI 프론티어 강국 신기술 전략 포럼' 5차 회의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이 주관했다.
정동영 장관은 “피지컬 AI 강국 포럼에 학계, 스타트업, 대기업, 여야, 정부, 공공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달려온 것을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세계는 휴머노이드 열풍으로 가고 있고, 대한민국도 큰 파도에 올라타 있다”고 말했다.
조규진 서울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을 '벽돌 휴대폰이 막 나온 단계'에 비유하며 한국 로봇 산업에도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로봇을 많이 써야 우리나라 로봇이 좋아진다”며 “하드웨어가 정말 중요하고 결국 하드웨어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만들고 거기에 AI를 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중국은 정부가 로봇에 돈을 엄청나게 넣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빠르게 기술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인수합병(M&A), 연구 인프라 접근성, 교육·연구·창업이 결합된 로봇 클러스터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주시현 현대차 상무는 “로봇 생태계는 개발, 공급, 판매, 서비스까지 이뤄지는 에코시스템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부품·센서·보험·배터리 기업 등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과 개인정보 규제 개선도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김경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김 부총장은 “로봇은 연구개발(R&D) 비용이 매우 큰 산업이기 때문에 R&D 코스트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로봇 부품 표준화와 모듈화도 정부·공공 연구기관의 역할로 제안했다.
이준현 HD현대삼호 전무는 조선·항만 장비 분야의 중국 공세를 우려했다. 이 전무는 “조선업과 항만 장비 분야는 중국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항만 장비 국산화와 공공·민간 구매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로봇은 오너 비즈니스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가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정확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잘하고 있는 것은 건드리지 말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야 더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