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1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쓴웃음을 짓고 있다. 재고 효과 및 래깅효과(원재료 구매·제품 판매 시기 사이에 따른 수익성 영향)에 따른 일시적 실적 개선 성격이 강해 2분기부터 실적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는 13일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24조2121억원 △영업이익 2조1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5.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매출 13조347억원 △영업이익 1조63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올랐고 영업이익은 1310%나 급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7155억원 △영업이익 93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8.3%, 영업이익은 2901.6% 증가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은 △매출 8조9427억원 △영업이익 1조23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정유사들은 조 단위 영업이익에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은 재고 관련 이익과 래깅효과 영향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8.5달러로, 직전 3개월 평균 63.9달러 대비 크게 상승했다. 이로 인해 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오른 반면 제품 원가에는 유가 상승 이전에 도입한 원유가 반영되면서 래깅효과가 확대됐다.

최고가격제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최고가격제를 시행, 2주 단위로 가격을 고지하고 있다. 현재는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고가격제로 인해 국제유가와 국내 판매가격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 가격 상승분이 국내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정유사들의 손실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손실 보전을 위해 4조2000억원 규모 재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3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성장했지만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유가가 하락하고 원가 부담이 반영되는 2분기부터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