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공영방송 거버넌스에 기술 전문성 반영해야”

방송미디어공학회·미래방송미디어표준포럼·방송기술인연합회가 14일 'KOBA 2026'에서 공동 주최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공영방송 거버넌스에 기술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미디어공학회·미래방송미디어표준포럼·방송기술인연합회가 14일 'KOBA 2026'에서 공동 주최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공영방송 거버넌스에 기술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3법 개정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관련 학회에서 추천하게 된 가운데, 기술 전문가가 정책 결정 구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I 시대 방송산업의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지키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배경이다.

방송미디어공학회·미래방송미디어표준포럼·방송기술인연합회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KOBA 2026'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

정부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에 따라 KBS·MBC·EBS 이사진을 추천할 학회, 시민단체, 시청자 위원회 등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방송 기술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서정일 동아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챗GPT를 써봤다는 이유로 AI를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송 분야에서 AI 관련 기술을 어떻게 설정할지는 그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제공하는 혜택과 윤리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술 전문가가 의사결정 구조 안에 있어야 적절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송산업이 인터넷 확산이라는 1차 기술혁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축을 겪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AI라는 2차 기술혁명에는 기술 기반의 거버넌스로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실제로 주요 방송사들은 이미 AI 내재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KBS는 2025년 3월 'AI 방송 원년'을 선언하고 사내 76개 AI 과제를 통합 로드맵으로 정비, AI 방송혁신단을 신설했다. MBC는 쇼츠 자동 제작 솔루션과 지역 기자 목소리를 클로닝한 AI 보이스 시스템, AI 심의 자동 검수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 중이다. SBS는 자체 버티컬 AI 모델로 포스트프로덕션을 자동화하고, AI PPL·AI API SaaS 플랫폼으로 신규 수익 모델도 발굴하고 있다.

유성 SBS AI기술연구소장은 “AI 파도의 크기는 인터넷보다 크다”며 빅테크 종속을 피하기 위한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서재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디어방송연구실장은 “기술 개발은 열려 있는데 서비스로 가기 위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며 “문제가 생기면 그때 규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남는 대역폭도 규제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대표적 사례로 지목됐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학계의 제도적 역할론으로 이어졌다. 서 교수는 “제도 설계의 중심에 전문가들의 통찰이 자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성희 KBS 미디어기술연구부장도 “AI 가이드라인 같은 표준이 만들어지는 시점에 방송사 연대와 학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