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 여파로 전 세계 기업들이 최소 250억달러(약 37조5천억원)의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미국·유럽·아시아 상장사들의 공시와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소 279개 기업이 전쟁에 따른 재정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과 생산 축소,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중단, 직원 무급휴직, 정부 지원 요청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기업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붕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무역 차질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전쟁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글로벌 기업들에 또 다른 대형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충격 규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관세 정책으로 기업들이 부담했던 약 350억달러 수준과 비교된다고 전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점이 기업들의 직접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트연료 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항공업계의 전쟁 관련 추가 비용은 약 1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산업군에도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이번 전쟁으로 약 43억달러 규모의 타격을 예상했고,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 중 하나인 프록터앤드갬블(P&G)은 세후 기준 약 10억달러의 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맥도날드는 공급망 차질과 원가 상승으로 장기적인 비용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휘발유 가격이 현재 가장 큰 문제”라며 “연료비 상승이 저소득층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마크 비처 최고경영자도 최근 실적 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자리에서 “현재 산업 침체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전쟁 충격이 2분기 기업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산업재 기업들의 2분기 순이익률 전망치는 0.38%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기업들이 2분기부터 본격적인 이익률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UBS는 자동차·통신·생활용품 등 소비재 업종의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치가 5% 이상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