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2차 사후조정 회의 첫날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사 양측과 중앙노동위원회는 19일 종료 시한 없이 최종 담판에 들어간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은 1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양측 입장은) 평행선”이라며 “아직 중노위가 마련한 조정안도 없다”고 답변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성실하게 교섭 임하고 있고 연장해서 19일 오전 10시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으로 참석한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 부사장은 묵묵부답으로 회의장을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SNS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사 협상 관련해 입장을 내놓은 건 처음으로, 사후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노사가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나왔다. 특정 회사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 노사의 사실상 마지막 대화를 놓고 양측에 합의를 위한 지혜를 모아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 노사 협상 결렬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경제계에서도 협상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6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국가 핵심 산업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파업 계획 철회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주요 경제단체가 특정 기업 파업에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법원도 노조의 파업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는 이날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42조 2항의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의무와 관련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유지·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계·재계·사법부가 일제히 협상 타결 압박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사안 중대성을 고려해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조정에 참관했다. 회의장에선 핵심 쟁점에 대해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는 19일까지 노사 합의를 유도할 방침이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돌입 시점(21일)까지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19일 사후조정이 파업 여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사측 가처분 신청에 관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사측은 노조가 노조원을 지휘할 수 있도록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구체적으로 취합해 통지해 달라”며 “현재 진행 중인 노사 협상에도 타결을 목표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