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남성이 보수주의자 찰리 커크 암살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렸다가 한 달 넘게 수감된 후, 당국으로부터 83만5000달러(약 12억5600만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페리 카운티 정부는 은퇴 경찰관 래리 부샤트(61)가 제기한 연방 소송과 관련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찰리 커크 암살로 촉발됐다. 당시 부샤트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페리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우리는 극복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밈(meme)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커크의 사망에 보수주의자들이 격분하자 '극복하라'며 보수 진영을 비웃으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부샤트는 당국으로부터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페리 카운티 보안관청은 해당 게시물이 동명의 학교인 '페리 카운티 고등학교'를 위협하고, 지역 사회에 의도적인 공황을 조성하려 했다며 그를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커크의 암살을 비웃은 수많은 미국인이 직장을 잃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부샤트는 형사 기소로까지 이어진 드문 사례였다. 더욱이 그의 보석금이 이례적으로 높은 금액인 200만달러(약 30억 1000만원)로 책정됐단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높은 보석금을 지급하지 못한 부샤트는 37일간 구금됐다가 당국이 그에게 적용한 중범죄 혐의를 취하하면서 같은 해 10월 풀려났다.
수감 기간 동안 은퇴 후 얻은 직장을 잃고, 결혼기념일과 손녀의 탄생을 놓친 부샤트는 같은 해 12월 페리 카운티와 보안관, 체포 영장을 발부한 수사관 등을 상대로 연방 소송을 제기했고 5개월여 만에 당국과 합의했다.
합의가 발표된 후 부샤트는 성명을 통해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어 기쁘다”며 “국민이 건설적인 토론에 참여할 자유는 건전한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샤트를 대리한 개인권리및표현의자유재단(FIRE)의 캐리 데이비스 변호사는 “이번 합의가 전국의 법 집행 기관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며 “수정헌법 제1조를 존중하지 않는 정부 관리는 반드시 그에 따르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