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네타냐후도 부를 것”…중동 질서 재편 시동에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맞물려 중동 국가들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중동 주요국 정상들과 전화회의를 갖고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통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정상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종식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들 국가가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고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들이 체결한 관계 정상화 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협정 확대를 핵심 외교 구상 가운데 하나로 추진해왔다.
이번 발언은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질서를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등 미국과 가까운 중동 지도자들은 미국의 대이란 종전 합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모든 국가가 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지지하며, 합의가 무산되더라도 미국과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다음 순서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할 것”이라며 “머지않아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 자리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사우디와 카타르, 파키스탄 등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은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잠시 정적이 흐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듣고 있느냐'고 농담을 던졌다”고 전했다.
아브라함 협정 확대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중동 국가들에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외면했다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일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사우디가 오는 9월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 이전까지는 관련 문제에 대해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