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 강남 대치동 대형 재수종합 기숙학원에 자녀를 등록시킨 학부모 A씨는 1학기(2~5월) 교재비로만 약 80만원을 결제했다. 2개월 치 콘텐츠비 명목으로는 약 40만원을 지불했다.
대치동의 또 다른 재수종합반에 등록한 적 있는 학부모 B씨는 학원의 교재를 다 구매하고 싶지 않았지만, “특정 교재를 풀지 않으면 반 승급이 어렵다”는 학원 측 설명에 결국 교재를 다 구매했다. 중간에 자녀가 학원을 그만두면서 정리한 교재 중에서는 포장지를 뜯지 않은 교재도 수십 권에 달했다.
대형 입시학원에서 특정 교재를 사실상 의무적으로 구매하게 하면서 사교육 시장의 불투명한 비용 구조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과거에도 일부 학원의 과도한 교재 구매 시스템과 교재비 부담 문제가 제기된 바 있지만, 업계 전반의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입시 시장에서는 학원 등록 시 해당 강사 또는 학원 자체 제작 교재를 함께 구매하도록 안내받거나, 교재 없이는 수업 참여가 어렵게 설계된 사례가 적지 않다. 시대인재, 대성학원, 메가스터디 등 대형 입시학원도 마찬가지다.
대형 학원의 재수종합반 기준 월 수강료만 100만원 이상인데, 여기에 교재비·콘텐츠비가 매월 혹은 학기당 수십만 원씩 추가된다. 대부분 학원에서는 학원비는 명시하고 있지만 모의고사비, 교재비, 콘텐츠비 등은 별도 책정됨을 안내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느 학원에 가도 교재 강매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형 학원 프랜차이즈 재수종합반에 자녀가 다니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강사가 본인 수업에 학원 교재를 끼워 팔기 식으로 수업에 활용하면서 사실상 교재를 강매하고 있다”며 “비싼 가격 대비 문제 질이 좋지도 않은데 다른 학원도 이런 건지 학부모로서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에듀플러스]수강료만 月 100만원 이상인데…교재비 수십만원 더 냈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5/27/news-p.v1.20260527.2889d40ef9d54642b2c4442d18aba443_P1.png)
실제 3개 대형 입시학원이 출판·교재로 거둬들이는 매출 규모는 적지 않다. 에듀플러스가 2025년 3개 입시학원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출판·교재 매출은 수백억 원대 수준이다. 러셀, 엠베스트 등을 운영하는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출판·교재 매출 2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구성 항목을 보면 레저, 강의 항목 다음으로 출판·교재 매출이 높았다.
대성마이맥, 강남대성쿼타, 강남대성기숙 의대관 등을 운영하는 디지털대성의 초·중등부문 교습용 교재 매출은 389억원이다. 시대인재 운영사인 하이컨시의 교재 출판 자회사 하이컨시북스(시대인재북스)의 연간 매출은 125억원(2025년 별도 기준)에 달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학원 교습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초과 교습비 징수 등 불법행위에 대해 매출액의 50% 이내 과징금 신설을 검토하고, 과태료 상한도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도 등록·신고된 교습비 등을 초과하는 금액 또는 이외 금품까지 금지토록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다만, 현행 제도상 교재비는 학원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규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부모들은 “교재비와 콘텐츠비가 사실상 필수 비용처럼 운영되고 있는 만큼, 수강료 외 추가 비용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