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고버섯을 섭취한 뒤 채찍질을 당한 듯이 온 몸에 붉은 줄무늬 발진이 나타난 희귀질환 사례가 보고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이브사이언스는 응급의학교육학술지(JETem)를 인용해 '표고버섯 피부염(Shiitake Dermatitis)'을 겪은 플로리다주 23세 여성 사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등에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 붉은 발진이 생기자 응급실을 찾았다. 초기에는 상반신 일부에만 국한됐던 발진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등 전체로 번지며 마치 채찍질을 당한 것 같은 불규칙한 줄무늬(선상 배열)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호흡 곤란이나 혈압 저하 같은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없고, 새로운 화장품이나 세제 사용 등 피부 자극 요인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정밀 문진 과정에서 환자가 증상 발생 전날 표고버섯을 섭취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최종적으로 '표고버섯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선상 피부염(Flagellate Dermatitis)'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1977년 일본의 나카무라 다케히코 연구원에 의해 학계에 처음 보고됐다. 중세 시대 고행을 위해 스스로 채찍질을 하던 종교인들의 모습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질환은 표고버섯에 포함된 다당류 성분인 '렌티난' 때문에 발생한다. 렌티난 성분이 일부 사람들의 면역계를 자극하면 인터루킨-1(IL-1) 등 염증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 단백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이 같은 특이 발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증상은 주로 생 표고버섯이나 덜 익은 표고버섯을 먹었을 때 잘 나타난다. 또한 인공 배지에서 키운 버섯보다 원목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을 먹었을 때 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당시 수유 중이었던 이 환자는 모유 수유 중단 여부를 걱정했으나, 의료진은 수유를 지속해도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환자는 국소 스테로이드 크림과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았으며, 치료 약 3주 만에 증상은 완전히 호전됐다.
환자가 이전에 표고버섯을 문제없이 섭취해 왔으며, 완치 이후 섭취에서도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면역 반응이 일시적으로 강하게 나타난 고립성 사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표고버섯 피부염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100여 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문 편이며, 표고버섯을 많이 섭취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해 서구권 의료진에게는 낯선 질환”이라며, “특별한 면역학적 이상이 없더라도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표고버섯을 조리할 때는 반드시 고온에서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