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과 종전 잠정 합의 보도 맞다…트럼프 최종 승인만 남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60일짜리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당국자도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다만 최종 발효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에 달려 있으며, 이란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중재에 참여한 중동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협상단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그 기간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에 착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대부분의 합의 조건은 지난 26일 정리됐으며, 양측 모두 최고 지도부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이후 이란 측은 내부 승인 절차를 마치고 서명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번 양해각서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 정상화 방안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미국 측 설명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고, 선박 운항을 방해하지 않으며, 30일 안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미국도 이란 항구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서에는 “지역 평화 증진” 관련 조항도 포함됐다. 특히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을 끝내는 방향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이에 긴장된 논의가 오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핵 문제 역시 핵심 의제다. 양해각서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과 우라늄 농축 문제가 우선 협상 과제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란이 최대 120억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 기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우라늄 농축 권리와 농축 우라늄 보유,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제재 해제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도 압박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징수를 목적으로 이란이 신설한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청'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은 대통령 결정에 달려 있다”며 최종 합의 여부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샤크 다르 외무장관이 29일 워싱턴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뿐 아니라 중동 정세 등 국제 현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