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이 국정 운영 권한이 사실상 혁명수비대 지휘부로 넘어갔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란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31일(현지시간) 익명의 이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사무실에 공식 서한을 보내 즉각적인 사퇴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서한에서 국가 운영 체계가 공식 절차를 벗어났으며 핵심 권력 부문이 혁명수비대 내 특정 지휘관 그룹의 통제 아래 놓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가 주요 국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 운영과 법적 책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즉각적인 사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고지도자 측이 이를 수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해당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타스님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았으며 계속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세예드 메흐디 타바타바에이 공보 담당 부국장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관련 보도를 부인하며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일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 정보위원회 의장 엘리아스 하즈라티 역시 “해당 보도는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런 소문을 퍼뜨리는 세력은 사회적 분열과 국민적 결속 약화를 노리고 있지만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페제슈키안 대통령 명의의 엑스 계정에는 의미심장한 글도 올라왔다.
그는 “큰 도전에 맞서는 것은 고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현실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사회 모든 부문이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공통의 고통은 결코 따로 치유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번 사안이 이란 권력 핵심부 내부의 심각한 균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근 수개월 동안 페제슈키안 정부와 군·안보 기구 간 갈등이 이어졌으며, 혁명수비대가 대통령 권한 일부를 점진적으로 제한해 왔다고 전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