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시장 본격 공략…로지텍 설비점검업 등록

삼성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삼성전자 물류 전문 자회사 삼성전자로지텍을 앞세워 냉난방공조(HVAC) 전반으로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를 확대한다. 플랙트 한국법인 설립 등 HVAC 사업 강화에 맞춰 국내 시장에서 사후관리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지난 달 기계설비성능점검업 신규 등록을 마쳤다. 기존 시스템에어컨 설치·세척·유지관리 서비스에 더해 법정 성능점검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세척 프로모션을 개시하는 등 사업자 고객 대상 유지보수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플랙트그룹이 공급하는 공기냉각, 액체냉각분배장치 등 주요 공조 솔루션 제품들
플랙트그룹이 공급하는 공기냉각, 액체냉각분배장치 등 주요 공조 솔루션 제품들

기계설비성능점검업은 건축물에 설치된 냉난방·공조·환기·배관·자동제어 등 기계설비 성능을 점검하고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이다. 단순 제품 세척이나 고장 수리를 넘어 설계도, 운전자료, 보수 이력 등을 검토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 분석, 노후도 평가, 부적합 사항 도출, 성능개선계획 수립까지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시스템에어컨 설치 이후 세척·유지·관리 뿐만 아니라 HVAC 시스템 전반의 법정 성능점검, 에너지 효율 진단, 노후 설비 개선 제안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학교, 병원, 호텔, 대형 빌딩, 공장 등 B2B 현장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각종 설비에 대한 사후 관리와 컨설팅까지 삼성전자로지텍이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앞서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을 통해 시스템에어컨과 칠러, 공조설비 유지보수와 기계설비 성능점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지텍도 시스템에어컨 설치·유지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유사한 공조 사후관리 서비스 모델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계설비 성능점검 시장은 초기 조성 단계다. 관련 라이센스가 2020년 처음 도입된 것은 물론 올해 기계설비법 상의 성능점검 업무 구분이 명확히 규정됐다. 기계설비 시공·제조 시장 규모가 각각 28조원, 11조원에 달하는 반면 성능점검 시장은 7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기계설비 시장의 0.2% 안팎에 불과한 성능점검 시장에 LG전자는 물론 삼성전자까지 자회사를 앞세워 대응하는 이유는 향후 환경규제와 법정 점검 강화가 노후 냉난방공조 설비의 개량·교체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린룸 산업 성장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온도·습도·청정도 관리가 생산성과 직결돼 공조설비의 중단 없는 운영과 정밀한 유지관리가 필수다.

국토교통부는 연초 발표한 기계설비 발전 기본계획에서 성능점검 제도를 통해 건축물에 설치된 기계설비의 용량, 사양, 종류 등 기초자료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지관리 단계의 정보를 성능점검으로 축적해 기계설비의 실제 성능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분석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관련 업계는 플랙트가 데이터센터·산업시설 등 대형 공조 솔루션 역량을 보유한 만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로지텍이 설치·유지관리·성능점검 등 후방 서비스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밸류체인을 정비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로지텍은 연초부터 본업인 물류 분야 뿐만 아니라 HVAC 유지보수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VAC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도 “플랙트 한국법인 설립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2022~2024년 기계설비 분야별 산업 규모(추정) > - 자료: 국토교통부
< 2022~2024년 기계설비 분야별 산업 규모(추정) > - 자료: 국토교통부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