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손잡고 x86 진영 정조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PC 시장 전면 진출 선언에 시장에서는 대체로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 Arm과 공동 사업 진출을 강하게 암시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MS·Arm 3사는 지난 달 각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 new era of PC. 25.0528, 121.5990'이라는 동일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 좌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진행한 GTC 타이페이 2026 행사장(타이페이 뮤직 센터)의 정확한 위치였다. 시장은 즉시 “엔비디아가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 본격 진출해 MS와 손잡고 인텔·AMD와 정면 승부를 벌이려 한다”고 해석했다.

2025년까지 윈도 기반 AI PC 시장은 사실상 퀄컴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코파일럿+ PC의 주력 칩으로 사용된 '스냅드래곤 X2'는 AI 추론 성능은 뛰어났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엔비디아가 이번에 공개한 'RTX 스파크(Spark)'는 강력한 GPU 성능과 AI 연산 능력을 동시에 갖춰 스냅드래곤 X2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엔비디아에 PC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2026년 기준 데이터센터(AI) 사업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AI PC 시장에 적극 진입한 것은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선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CEO는 전통적인 PC 아키텍처(클릭과 타이핑, 대형 앱 중심의 수동적 사용 방식)의 종말을 선언하고, AI 에이전트(Agent)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PC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PC 시장의 헤게모니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존 x86 진영과 차별점은 1페타플롭의 온디바이스 연산 성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128기가바이트(GB)의 대규모 통합 메모리와 강력한 신경망처리장치(NPU)/GPU 연산력 덕분에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엔비디아의 '니모트론-울트라'와 같은 고성능 거대언어모델(LLM)을 개인 PC 내부에서 자체(로컬) 가동할 수 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RTX 스파크는 90GB 이상의 초대형 3D 장면을 렌더링하고, 12K 4:2:2 비디오를 편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1000만개의 토큰 컨텍스트를 가진 1200억개 매개변수 LLM을 실행하거나, 1440p 해상도에서 초당 100 프레임 이상으로 AAA 게임을 플레이 할 수있다. 이 때문에 어도비는 RTX 스파크를 활용하기 위해 포토샵과 프리미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 중이다.

보안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 통상 오픈클로 등 오픈소스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주력 PC에서 안전하고 비공개적으로 실행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엔비디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사 '오픈 쉘 런타임'을 바탕으로 하고, 윈도 보안 기본 요소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우리의 목표는 윈도를 통해 모든 가정과 책상에 무제한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RTX 스파크는 이러한 비전을 향한 진정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타이베이=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