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해자 비방에 피해사실 폭로했다가 돈 일부 반환
중국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가 평생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는 장애를 얻게 된 여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해 여성은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 사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가해자의 비방에 맞서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가 오히려 합의금 일부를 반환하게 됐다.
31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거주하는 왕씨는 지난 2020년 6월 현지 한 성형외과에서 1만2000위안(약 270만원)을 내고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직후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왕씨는 극심한 눈 통증과 함께 눈꺼풀이 뒤집히고 눈 안에 액체가 차오르는 증상을 겪었으며, 결국 인근 대형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다.
병원 의료진은 왕씨의 눈물샘이 손상됐고 수술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재수술을 권유받은 왕씨는 추가 수술까지 받았지만 상태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2022년에는 중국 장애 등급 기준 9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눈을 완전히 감지 못하는 후유증과 각종 안과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수술을 집도한 멍씨는 의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무자격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성형 클리닉 역시 적법한 의료기관 허가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씨는 멍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멍씨는 85만 위안(약 1억89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신 사건과 관련한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언론이나 관계 당국에 내용을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의 합의를 제안했다.
합의서에는 약속을 위반할 경우 왕씨가 40만 위안(약 890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왕씨는 결국 해당 조건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합의 이후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멍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려 왕씨를 비난하고 왕씨의 오빠를 사기꾼이라고 주장하는 등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이에 왕씨의 시누이는 멍씨의 불법 의료행위를 입증하는 관련 서류를 온라인에 공개했고, 왕씨 역시 직접 영상에 출연해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자 멍씨는 비밀유지 합의 위반을 이유로 왕씨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올해 초 멍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왕씨가 합의금 가운데 40만 위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왕씨가 제기한 재심 청구 역시 지난달 기각됐다.
왕씨는 SNS를 통해 “내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성형수술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하길 바란다”며 “한순간의 선택이 평생 후회로 남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성형수술 부작용과 의료사고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1년에는 한 인플루언서가 지방흡입 수술 부작용으로 사망했으며, 올해 초에는 상하이에서 귀를 엘프 모양으로 만드는 성형수술을 받은 여성이 안면신경 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