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모기 교배시켜 모기 박멸”…구글, 불임 모기 3200만마리 방생한다

모기.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기.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이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에 불임 모기 3200만마리를 방출해 '현실판 디버깅(Degugging)'을 시도한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은 질병을 매개하는 모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디버그(Debug)'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2년간 매년 최대 1600만 마리의 모기를 방출하는 실험 허가를 신청했다.

EPA는 오는 5일까지 공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공학에서 디버깅(디버그)은 오류(버그)에 대한 근본 원인을 찾아내 프로그램이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번 구글의 디버깅은 프로그램 상 오류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해충을 지우는 프로젝트를 뜻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람을 물지 않고 질병을 옮기지 않는 불임 수컷 모기만을 대량 생산해 방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컷 모기에 자연 발생 박테리아인 '볼바키아'를 감염시켜 야생에 풀어놓는 계획이다.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가 야생 암컷 모기와 짝짓기를 하면 암컷이 낳은 알은 부화하지 못한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모기 개체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원리다.

구글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과 데이터 분석, 센서 등을 총동원해 암수 모기를 정확히 구별하는 '자동 사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수만큼의 수컷 모기를 방사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미 여러 해충 방제에 사용돼 효과가 입증된 방식이다. 모기-미생물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에릭 카라가타 플로리다 대학교 조교수는 USA 투데이에 “볼바키아 박테리아를 이용한 살균 기술은 약 15년 전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전했다.

구글 역시 해외에서 이 방식으로 모기 개체수 효과를 확인했다. 싱가포르 환경청과 협력해 수백만 마리의 불임 모기를 방사한 결과, 질병을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 개체 수가 80~90% 감소했으며 뎅기열 발생률은 6~12개월 만에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버그 프로젝트 책임자인 리누스 업슨은 “싱가포르에서의 성공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다”며 “전 세계 뎅기열 발생 건수의 7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더 많은 지역사회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알파벳의 헬스케어 자회사 베릴리는 지난 2024년 12월부로 구글에 인수돼 디버그 사업을 완전히 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