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전자]생체 모방 로봇으로 걷는 물고기의 비밀 밝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이클 이시다 박사팀이 개발한 생체 모방 로봇 / 유튜브 @npgpress6064
영국 케임브리지대 마이클 이시다 박사팀이 개발한 생체 모방 로봇 / 유튜브 @npgpress6064

물고기가 육지에서 걷는 움직임을 모사한 생체 모방 로봇이 개발됐습니다.

연구진은 이 로봇을 이용해 일부 물고기들이 육지에서 이동하는 공통 원리를 밝혀냈으며, 이는 수억 년 전 최초의 척추동물이 어떻게 육지에 적응했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마이클 이시다 박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살아 있는 물고기 가운데는 회색 비키르(Polypterus senegalus)와 일부 메기, 폐어처럼 물 밖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종들이 있습니다. 이들 물고기는 몸의 생김새가 서로 다르지만, 육지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회색 비키르를 중심으로 여러 '걷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물고기들은 앞지느러미나 머리 부분을 번갈아 지면에 대고 몸을 지탱한 뒤, 꼬리와 몸통을 좌우로 흔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공통된 이동 방식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물고기의 몸을 머리, 몸통, 꼬리의 세 부분으로 단순화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어 실제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는 생체 모방 로봇도 제작했습니다.

시뮬레이션과 로봇 실험 결과, 앞부분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몸통과 꼬리를 물결치듯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안정적으로 앞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이동 방식을 '물결치는 삼각대 보행(Undulating Tripod Gait)'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물고기가 몸의 앞부분과 몸통 일부를 지면에 지지한 채 앞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삼각대처럼 안정적인 구조를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아프리카폐어, 회색 비키르, 갑옷메기, 북부가물치, 조수웅덩이둑중개가 육지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순서대로 나타낸 것으로, 서로 다른 물고기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육지를 이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Michael Ishida et al., Nature Communications
아프리카폐어, 회색 비키르, 갑옷메기, 북부가물치, 조수웅덩이둑중개가 육지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순서대로 나타낸 것으로, 서로 다른 물고기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육지를 이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Michael Ishida et al., Nature Communications

이 보행 방식은 몸의 형태가 서로 다른 여러 물고기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것이 같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특징이라기보다,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종들이 비슷한 이동 방식을 발전시킨 수렴진화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은 실제 회색 비키르가 사용하는 움직임과 매우 비슷한 조건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자연이 오랜 진화를 거치며 효율적인 이동 방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 육지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 밝히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성훈 기자 csh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