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10명 중 8명은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 활용 수준은 대부분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비용 부담과 낮은 정책 인지도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소상공인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DX·AX 현황 및 정책 수요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외식업 200개사, 소매업 150개사, 숙박업 50개사, 개인서비스업 50개사, 교육·여가업 50개사다.

조사 결과 디지털·AI 기술을 활용 중이라고 답한 소상공인은 전체의 80.0%로 집계됐다. 반면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9.6%, 활용 후 중단한 경우는 0.4%였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 키오스크, 배달앱 등 일상적인 디지털 도구 활용도 포함됐다.
활용 분야는 경영지원(54.5%)이 가장 많았고 고객 응대(31.8%), 판매·유통(22.3%), 마케팅·홍보(21.3%)가 뒤를 이었다. 경영지원 분야에서는 디지털 POS 시스템(68.3%), 고객 응대 분야에서는 AI 통화비서 및 챗봇(66.9%) 활용 비율이 높았다. 판매·유통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51.1%), 마케팅·홍보는 SNS 채널 운영(52.9%)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 활용 역량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디지털 기술 활용 수준을 묻는 질문에 '입문 단계'라고 답한 비율은 52.8%, '기초 단계'는 30.5%로 나타나 전체의 83.3%가 초보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디지털 기술 도입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활용 기업의 69.8%는 '시간 단축 및 업무 효율화'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25.5%는 '홍보 효과에 따른 매출 증대'를 꼽았다. 이밖에 비용 감소(11.0%), 고객 만족도 향상(8.5%) 등의 효과도 있었다.
비용 부담은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 도입 방식은 소프트웨어·프로그램 구독(45.0%), 기기 렌탈(31.8%), 기기 구매(24.8%) 순이었다. 다만 비용 수준에 대해서는 기기 구매자의 64.6%, 기기 렌탈 이용자의 37.8%, 소프트웨어 구독 이용자의 37.2%가 '잘 모르겠다'고 답해 비용 구조 자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부 지원정책 활용도는 더욱 낮았다. 최근 3년간 디지털·AI 관련 정부 지원사업 참여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참여 사업은 AI 활용 교육(50.0%), 스마트상점 기술보급(31.3%), 온라인 판로 지원(12.5%), AI 바우처 지원(6.3%) 순이었다.
반면 지원사업 만족도는 높았다. 참여자의 87.5%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미참여 이유로는 '지원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이 76.2%로 압도적으로 많아 정책 홍보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매출 규모와 종사자 수가 적은 영세 소상공인일수록 지원사업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소상공인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한 정책은 운영비 지원(59.0%)이었다. 이어 초기 비용 지원(35.8%), 맞춤형 교육(16.6%), 컨설팅 지원(14.0%) 순으로 조사돼 디지털 전환 비용 부담 완화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기대하는 지원사업으로는 'AI 활용 교육 및 AI 활용 제품 개발·서비스 도입 지원'이 46.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활용 비율은 높지만 아직 기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매장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와 비용 부담 완화 정책이 보다 촘촘하게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