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조치사항 반영 방식이 한층 구체화된다. 지난해 대학들이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조치 유형별 감점 기준과 지원 제한 방식 등을 보다 세분화했다. 학교폭력 이력이 대입 당락에 미치는 영향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입은 합격선 근처에 수험생이 밀집해 있어 소수점 단위 점수 차이로도 당락이 갈리는 구조”라며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지원자 간 점수 차이가 촘촘한 만큼 학폭 이력이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폭력 처분은 사안의 경중, 고의성, 지속성에 따라 1호부터 9호까지 나뉜다. 1~3호는 경미한 조치 수준으로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 금지, 교내봉사 등의 처분을 받는다. 1~3호는 졸업과 동시에 학교폭력 기록이 삭제된다.
실질적 불이익을 받게 되는 4~7호는 사회봉사,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의 처분이 따르며, 졸업 후 2년간 기록을 보존한다. 8호와 9호는 각각 전학과 퇴학에 해당한다. 8호는 졸업 후 4년간 기록을 보존하고, 9호는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삭제가 불가능하다.
대학은 다양한 방법으로 학폭 조치사항을 반영한다. 일괄적으로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는 곳도 있지만, 같은 대학에서도 전형에 따라 방식과 차등을 두기도 한다. 학폭 조치사항 반영 방식은 주로 △정성평가 반영 △정량평가 반영 △지원 자격 제한·부적격 과락 등이다.
경미한 처분이라 해도 대학의 반영 방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일부 대학에서는 경미한 수준의 1~2호 처분에도 사실상 지원이 어렵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학폭 처분에 강력한 페널티를 부여하는 대학이다. 서강대는 수시, 정시,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에서 1호 처분에는 100점을 감점해 최종 선발 총점에 반영한다. 2호부터는 사실상 지원이 불가능하다. 2~9호는 과락으로 선발에서 제외된다. 성균관대는 1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형별 기준 총점의 10%를 감점하지만, 2~9호는 전형 총점을 0점 처리한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학생부교과 추천형은 학폭 처분만으로도 지원이 제한된다.
많은 대학이 학폭 사안에 따라 단계별로 감점한다. 경희대는 모든 전형에서 학폭 기록을 반영한다. 수시의 경우 1~3호는 총점(만점)의 1%, 4~5호는 총점의 5%, 6~7호는 총점의 20%, 8호는 총점의 40% 감점, 9호는 결격으로 분류했다. 서울시립대는 모든 전형에서 동일하게 반영하며 1~3호 1점, 4~5호 10점, 6~7호 20점, 8~9호 30점으로 분류했다. 한양대도 전 전형에서 학폭 관련 기재 사항이 있을 경우 1~7호는 최종 합산 성적(전형 총점)에서 최저 30, 최대 300점까지 감점 처리한다. 8~9호는 부적격 처리한다.
동국대는 모든 전형에서 학폭 조치사항을 반영하지만, 전형별로 학폭 반영 기준을 달리했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는 정성평가, 논술과 실기, 수능은 정량평가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에서 반영하지만 학생부교과와 논술, 실기, 수능은 최초합격 사정 작업 시 반영한다. 반영 방법은 조치사항에 따라 최종환산점수 1000점 만점에서 차등 감점하는 방식이다. 1~3호는 감점이 없지만, 4호부터는 100점으로 높아진다. 5호 200점, 6호 300점, 7호 400점, 8~9호는 불합격으로 간주한다.
대학별 감점 기준이 강화되면서 실제 입시 현장에서도 그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대입 수시 모집에서 서울 주요 대학 지원자 중 학폭 가해자 99%가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6학년도 수시 학폭 조치사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4년제 대학 170곳에 학폭 처분 기록이 있는 수험생 3273명이 지원했다. 이 중 2460명(75%)은 최종 불합격했고,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서울대·서울시립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 11개 대학으로 좁히면 151명 중 150명이 불합격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