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체 나이는 몇 살입니까④] 계단 숨참이 알려주는 심장 건강 신호

분당서울대병원, 심박수 회복 기준 소개
부정맥·협심증·심부전 초기 증상 점검
중강도 운동 전 심혈관 상태 확인
가슴통증·식은땀 동반 땐 진료 필요

주민등록증에 적힌 나이는 같아도 몸의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게 흐른다. 같은 60대라도 계단을 거뜬히 오르고 병뚜껑을 쉽게 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근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기억력 저하, 시야 변화, 소화 기능 저하 역시 단순한 '나이 탓'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신호일 수 있다.
의학에서 말하는 신체 나이는 하나의 숫자로 단정하기보다 현재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지표에 가깝다. 걷는 속도와 악력, 균형감각, 심폐 기능, 인지 기능, 영양 상태, 생활습관 등이 맞물려 개인별 노화 속도를 결정한다.
전자신문은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함께 '당신의 신체 나이는 몇 살입니까'를 주제로 10회 건강기획을 연재한다. 주민등록 나이와 신체 나이가 달라지는 이유를 시작으로 기억력과 뇌, 혈관과 심장, 폐 기능, 근육과 관절, 눈과 소화기 등 몸 곳곳에서 나타나는 노화의 신호를 짚는다. 마지막 회에서는 운동·식사·수면 등 일상에서 신체 나이를 늦추는 관리법을 살펴본다.
노화 자체를 멈출 수는 없지만 몸이 보내는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고 생활습관과 건강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일은 가능하다. 이번 기획은 숫자로 적힌 나이가 아니라 지금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건강한 노화를 준비하는 기준을 찾아본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계단 숨참이 보내는 심장 신호

심장은 1초에 한 번씩, 하루 약 10만 번 뛰며 8000리터(ℓ) 이상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장기다. 몸 곳곳에 산소와 에너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운동할 때 숨이 차거나 가슴 통증을 먼저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성인이라면 2~3층 정도 계단은 크게 숨차지 않고 오를 수 있다. 평소 운동량, 체중, 나이, 기저질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예전에는 괜찮던 계단을 최근 1층만 올라도 심하게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심장질환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계단을 오르다 멈춰 쉬어야 하거나 평지를 걸을 때도 숨차고, 증상이 최근 급격히 나빠졌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가슴 통증, 어지럼증, 식은땀이 동반되면 심장 문제일 가능성은 더 커진다.

심박수로 보는 심장 기능

심박수는 활동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안정 시에는 낮고, 운동을 시작하면 올라갔다가 휴식 후 다시 안정 시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다. 안정을 취해도 심박수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운동할 때 잘 올라가지 못하고, 운동을 멈춘 뒤 회복도 더디다면 심장 기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인 성인의 안정 시 심박수는 분당 60~100회 정도다. 다만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해온 사람은 심장 근육이 튼튼해져 안정 시 심박수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어지럼증, 실신,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심박수가 낮거나 이유 없이 빠르고 불규칙하다면 부정맥 등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운동 시 최대 심박수는 나이가 들수록 낮아진다. 20대 성인은 분당 200회, 70대 성인은 분당 150회 정도로 감소한다. 건강한 심장은 운동 중 심박수가 적절히 올라갔다가 운동을 멈춘 뒤 1~2분 안에 비교적 빠르게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온다. 회복 속도가 느릴수록 심혈관 건강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부정맥·협심증·심부전의 초기 증상

부정맥은 심박수가 느려지거나 빨라지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질환을 포함한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이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 순간적인 어지럼증, 실신 직전의 느낌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협심증은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을 때 가슴이 조이듯 아프다가 휴식을 취하면 2~3분 안에 가라앉는 것이 특징이다.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말초 장기로 혈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질환이다. 평소보다 쉽게 숨이 차고 다리와 발목이 붓거나, 밤에 누우면 기침이 나고 숨쉬기 힘들다면 심부전을 의심할 수 있다.

안전한 유산소 운동 강도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숨이 약간 차면서도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사람은 하루 10~15분부터 시작해 시간과 강도를 서서히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중강도 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50~70% 수준까지 심박수를 올리는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본인 나이를 빼 계산한다. 70세라면 최대 심박수는 150이고, 이 수치의 50~70%인 분당 75~105회 사이가 운동 목표가 될 수 있다. 다만 심장질환이 있거나 오랫동안 운동하지 않았다면 운동부하검사 등으로 심장 상태를 확인한 뒤 강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멈춰야 할 위험 신호

운동 중 가슴 중앙이 조이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턱, 왼쪽 팔, 등으로 퍼진다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거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 말을 잇기 어려울 정도의 숨참, 불규칙하거나 갑자기 빨라지는 맥박도 위험 신호다.

이런 증상이 5분 이상 쉬어도 좋아지지 않거나 식은땀과 구역감이 동반되면 응급 상황일 수 있다. 한 번이라도 이런 증상을 겪었다면 다음 운동을 시작하기 전 심장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통해 심장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한 운동 강도와 종류를 상담한 뒤 재개해야 한다.

도움말: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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