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4대 식품산업 종합 전시회 '서울푸드 2026'이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열었다. 국내 기업은 식품 산업 트렌드를 조망하면서 K-푸드 수출 기회도 모색한다. 시각·미각을 넘어 후각까지 자극하는 음료수, 전기자극으로 짠맛과 단맛을 구현한 스푼 등 글로벌 신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9일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 개최하는 '서울푸드 2026'이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올해는 역대 최다 규모로 49개국 1800개 식품기업이 참여했다.
미래 식품 산업 비전을 제시하는 '제10회 글로벌 푸드 트렌드&테크 컨퍼런스'도 함께 열렸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만드는 푸드 컨버전스 시대'를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AI와 바이오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며 글로벌 푸드테크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로드맵을 제시했다.

기조강연에서는 식품업계 트렌드와 혁신 사례를 살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코맥 헨리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는 2026년 글로벌 식음료 시장을 이끌 핵심 트렌드로 △복고 재해석 △영양 다양화 △의도적 감각 설계를 제시했다.
'의도적 감각 설계'에서는 기술을 활용해 후각·촉각 등 복합 감각을 제품 설계에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는 식음료 감각 경험이 시각·미각 중심 보여주기식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예시로 독일 에어업이 출시한 워터보틀은 향기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맹물에서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한다. 사람이 맛을 느끼는 건 혀만이 아니라, 실제로는 후각이 맛 인식의 80% 이상을 담당한다는 원리를 제품에 적용했다. 음료 자체가 아닌 후각 자극으로 미각을 설계한 사례다.
미래 단계에서는 이러한 감각 기술이 실질적 건강 문제 해결 수단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셰필드대가 개발한 AI 숟가락 '더 테이스티 스푼'은 전기 자극으로 미각을 증폭해 과도한 소금·설탕 없이도 맛을 구현한다. 현재 치매 환자 식욕 개선 연구에 적용 중이다.
푸드테크 시스템 세션에서는 'AI 농장관리'와 'AI 기반 식음료(F&B) 운영 플랫폼 혁신' 등도 소개됐다.
발레리아 코건 박사는 “AI 기반 농장 관리 시스템이 기존 사람 눈에 의존하던 작물 모니터링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드론·위성·고정 카메라 등 다층 이미지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면 정기 스카우팅 노동을 최대 50%, 작물 손실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덕 토기 대표는 가게 출점단계부터 운영, 인력관리, 배송, 고객관리에 이르는 AI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소개했다. 배달플랫폼 경쟁 시대에 배달 광고 지표 트래킹이나 경쟁사 운영정보와 교통환경까지 고려한 상권분석부터 근태관리, AI CS 챗봇 등으로 매장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서울푸드 2026'에서 K푸드 해외 진출 활로도 모색했다.
서울푸드 어워즈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한 삼진글로벌넷은 '88서울포차' 콘셉트로 부스를 꾸렸다. 수상작인 서울잡채와 부산비빔당면을 앞세워 각종 분식류와 과일소주 등을 내세워 수출 기회를 모색했다.
강혜정 삼진글로벌넷 부사장은 “K-푸드 인기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며 기존 고추장, 간장, 김 등 전통적인 재료에서 수출 음식과 품목도 다양해졌다”면서 “서울푸드에서 글로벌 주력 시장인 미국뿐 아니라 유럽, 남미, 호주 등 전세계로 K-푸드 수요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해외 바이어 수출 상담회'에는 46개국에서 288개사 바이어들이 참가해 우리 식품류 수출기업과 K푸드 구매를 위한 상담을 진행한다. 코트라는 5000건 상담, 6억50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상담을 지원해 전년 대비 수출 상담 규모도 16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역시 K-컬쳐 인기가 확산 중인 지금을 K-푸드 등 소비재 수출 골든타임으로 삼고, 수출 1조달러 시대를 견인할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밀착 지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K-푸드 방한구매단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카타르, 칠레 등 신시장 10개 전략국가에 신규 판로 개척에 힘을 싣는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